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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테마여행] '떠오르는' 해넘이 장소 인천 용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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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한해를 마감하는 태양이 바다 속으로 잠깁니다. 인간의 편견과 증오를 끌어안은 채 서해의 너른 품에 안깁니다. 그리고 붉은 장막이 드리워지면 서해에는 시간이 머물다 가는 듯 고요함이 짙게 뱁니다.

바닷바람이 무척이나 차갑습니다. 희망찬 새천년이 시작된다며 들떴던 한해도 유수(流水)처럼 흘러갔습니다. 이제 이 해도 짤막한 노루 꼬리만큼 남았습니다.

서해 바다로 떠나보세요. 그리고 지는 해에 아쉬움을 실어 보내고 떠오르는 해를 보며 희망이라는 단어를 가슴에 새겨보십시오.

올 연말에도 많은 사람들의 화두는 여전히 해넘이.해돋이 여행이다. 그러나 일부 해맞이 명소는 바가지 요금이 극성을 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꺼림칙하다.

게다가 해넘이 축제와 해돋이 축제를 계획하고 있는 동해안이나 서해안의 일몰.일출 명소는 교통 체증으로 몸살을 앓는다.

그동안 강화도.석모도,충남 당진군의 왜목마을 등은 서울서 멀지 않은 일몰여행지로 각광을 받았지만 교통 체증에다 숙박시설 이용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용이 바닷물을 타고 노닐었다'는 뜻의 용유도(龍游島.인천광역시 중구)해변 일몰 관광은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 3월말 개항한 인천국제공항까지 시원하게 뚫린 40.2㎞의 고속도로를 따라 서울에서 1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된 것. 종래에는 배를 타야 하는 등 용유도 가는 교통이 불편했었다.

용유도 해변에선 서해 일몰을 감상하면서 겨울 바다의 풍광도 만끽할 수 있다. 조개구이나 해물 칼국수를 맛보며 인천공항의 아름다운 야경도 즐길 수 있는데다 사람의 발길이 아직은 뜸해 수도권 일몰 여행지로 새롭게 부각되고있다.

서울의 방화대교에서 공항고속도로가 시작된다. 왕복 8차로 도로를 따라 달리다 인천 장도와 영종도를 잇는 4천4백20m의 영종대교를 지난다. 오른편으로는 물빠진 서해의 갯벌이 펼쳐진다.

공항에 거의 다다르면 공항 입구 분기점. 이곳에서 장승.신도로 연결되는 오른편 길을 따라 북측 방조제를 목적지로 삼고 약 11㎞를 달리면 갑문이 나타난다.

여기서 왼편으로 핸들을 돌리면 길가에 조그맣게 선녀바위라고 써있는 팻말이 나오며 이를 따라 가면 을왕리 해수욕장에 닿는다. 길이 좁은 것이 흠인데 2003년 일주도로가 개통되기 전까지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용유도에는 을왕리 해수욕장.왕산 해수욕장.거잠포 해변.장군바위.선녀바위 등의 관광지가 있다.

을왕리 해수욕장은 썰물 때 2백m의 넓은 모래밭이 펼쳐지며 용유도의 여러 지점 중 낙조(落照)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로 유명하다. 횟집.모텔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왕산 해수욕장은 용유도 서쪽 해안에 위치한 천연 백사장으로 비교적 경사가 완만하고 산림이 울창하다.

'용유도 수호신'으로도 불리는 장군바위는 큰 장군이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쓴 채 멀리 바다를 내려다 보고 있는 형상이다.

그런가 하면 용유도 서남쪽에 위치한 거잠포 해변은 완만한 해변을 따라 소나무 숲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맨손으로 농어.숭어를 잡을 수 있는 '한그물 고기잡이 대회'가 개최되는 곳이다.

용유도에서는 무의도행 유람선이 출항한다.

일몰과 함께 저녁식사를 마치면 귀경길엔 남측 방조제 방향으로 발길을 돌린다. 구불구불한 좁은 도로를 빠져 나와 멀리 펼쳐지는 인천국제공항의 아름다운 야경은 용유도 여행길에서만 맛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보너스다.

배 여행을 원하면 인천 월미도에서 영종도 선착장까지 매일 오전 5시~오후 10시 30분 간격으로 운항하는 카페리호를 타면 된다. 15분이 소요되고 요금은 1인당 1천3백원(편도).

영종도 선착장에서 을왕리 해수욕장까지는 버스가 수시로 운행하며 30분정도 걸리고 요금은 1천2백원(편도)이다.

용유도=김세준 기자

◇먹거리

을왕리 해수욕장에 자리잡은 '조개구이 식당'에서는 아홉 종류의 조개를 맛볼 수 있다. 홍합·소라·석화·돌조개·홍조개·키조개·명주조개·은피조개·맛이 그 것이다.

을왕 어촌계(032-746-2769)에서 운영하는 식당이며 석쇠 위에 올려놓고 손님이 직접 구워먹는다. 값은 2만5천원. 3-4명이 먹을 수 있다.

직접 밀가루를 반죽해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인 해물 손칼국수도 별미다. 한그릇에 5천원. 양이 푸짐해 한 가족이 조개구이와 손칼국수 2그릇이면 충분하다.

을왕리 해수욕장을 앞에 두고 오른편으로 횟집이 길게 늘어서 있는데 맨 끝쪽에 있는 건물이 조개구이 식당이다. 연인끼리 일몰을 감상하며 해물로 만든 퓨젼 요리를 즐기기 위해서는 '후크 (http://www.THEHOOK.co.kr).(032-746-9051)'카페를 찾아가는 것도 좋다.

입구에 들어서면 앵무새 '까뚜'가 반갑게 맞고 실내는 범선의 내부처럼 꾸며 아늑한 분위기를 갖췄다. 지난 5월에 문을 열었으며 커피부터 코스 요리까지 다양한 음료와 식사를 맛볼 수 있다. 홈페이지 회원에게는 15%를 할인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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