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조훈현-마샤오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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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46면

일류의 감각 黑 51 ·53 ·55

제2보 (32~57)=흑의 마샤오춘9단이 네 귀의 실리를 쭉 빨아들였다.

曺9단은 흑▲들을 노려보고 있으나 이 돌들은 새털처럼 가볍다. 曺9단은 이처럼 가벼운 돌을 섣불리 공격해선 안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32로 씌웠다.'참고도'흑1로 받으면 4까지 선수한 다음 6으로 씌워 스케일 크게 공격하려는 것이다.

馬9단은 그러나 33으로 옆걸음치며 또다시 실리를 챙긴다. 상변이나 우변은 잡을테면 잡아보라는 배짱이다.

대신 실리로는 쫓아올 생각도 말라고 한다. 두렵고도 매서운 승부다. 투혼이 이글거리는 曺9단으로서도 가슴 한쪽이 서늘해지지 않을 수 없다.

34부터 42까지 선수해 놓고 44로 공격했다.

보기에는 흑이 양곤마인데 지금은 공격하는 백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 공격이 잘못되면 쪽박을 차게 된다. 다시는 승부 기회가 없을지 모른다.

45와 46은 예정코스. 馬9단은 위기를 맞이했음에도 먼저 47,49로 실리부터 챙긴다. 그 다음 51, 53, 55로 가볍게 날개를 폈는데 이 세 수가 검토실을 감탄시킨 일류의 감각.

이것으로 흑은 탄력있는 모습이 됐다. 백은 위쪽의 흑 한점은 언제든지 잡을 수 있지만 그건 양에 차지 않는다.

"백, 고전"이라고 검토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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