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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이 시청률 올리는 미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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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안방극장에서의 노출. 표현의 자유인가, 아니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미끼인가.

SBS TV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가 선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달 30일 방송된 4회 중 슬기 역을 맡은 정솔희가 현우 역을 맡은 김래원의 방에서 갑자기 옷을 벗고 속옷 차림을 보여주는 데서 시작된다. 짧은 슬립을 입고 있는 슬기와 양복 상의에 사각 팬티만 걸친 현우가 침대 위에서 서류를 뺏기 위해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노출이 계속됐다.(사진)

게다가 방송이 끝난 뒤 인터넷 시청자 게시판에는 "침대에 누워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슬기의 체모가 보였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순식간에 시청자 항의글이 200여건을 넘어서자 '러브스토리 …'의 책임 프로듀서 김영섭 CP는 1일 오전 게시판에 해명글을 띄워 "체모가 노출됐다고 하시는 분이 많은 것 같은데 그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며 "정솔희양이 노출이 일어날 수 있는 신을 찍는데 팬티도 안 입고 슬립만 입고 촬영했겠느냐"고 반박했다.

하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해명글에는 이젠 팬티 노출쯤은 문제될 것 없다는 식이더군요. 이 드라마가 15세 시청가 프로그램 아니었나요"(ID fiesta30), "친구들이 노출신 많아서 '러브스토리 …' 본다고 하던데, 제작진 분들이 바라는 건 그게 아니겠지요"(namjh99) 등 항의는 계속되고 있다.

청춘 드라마에서 조연들의 노출이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풀하우스'(KBS2)에서 한은정(혜원 역)이 브래지어를 연상시키는 란제리 패션으로 선정성 논란을 불러왔고, '황태자의 첫사랑'(MBC)에서도 이제니(예서 역)의 핫팬츠 등 노출 의상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모두 조연들의 노출을 흥행코드로 삼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현재 지상파 3사의 월.화 밤 10시대 시청률 경쟁이 뜨겁다. 특히 '러브스토리 …'는 KBS2 '미안하다 사랑한다'와 엎치락 뒤치락 선두다툼을 하고 있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제작진은 이제 시청자들도 "팬티로 시청률 높이려구요?"(jh77y)라고 물을 정도로 영리해졌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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