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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선 지금 부동산이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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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에 부동산 투자 붐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저금리, 부동산가격 상승, 주식시장 수익률 저하 등 복합적인 이유로 부동산을 사는 미국인이 크게 늘고 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부동산 조사기관인 론퍼포먼스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주택할부금융(모기지) 수령자 중 투자목적으로 부동산을 구입한 사람의 비율이 8%에 달했다.

론퍼포먼스는 "투자목적의 부동산 구입 비율이 지난 2000년의 5.7%, 지난해 7.5%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8%에 달했다"며"8%는 1986년 회사 창립 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가 활발한 지역은 최근 들어 집값이 급상승하고 있는 라스베이거스.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 등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마이애미 지역의 경우 고급형 콘도 분양 신청의 80%가 투기목적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주 사우스비치에서 입주가 시작될 예정인 콘도 '아이콘'은 이미 절반가량이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는 이유는 올 들어 부동산 시세가 크게 뛰고 있는 데다 주식시장의 실적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 전국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3분기 연평균 주택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가격이 7.7%나 올랐다. 해안을 끼고 있는 일부 지역의 경우 두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였다. 최근 5년간 주택가격 상승률은 39%에 달하는 반면, S&P 500 주가지수는 13%나 하락했다.

두 가구가 살 수 있는 집을 구하고 있는 켈리 맥도넬은 "주식.채권.예금 등에 투자하는 것보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더 현명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호황 덕에 리츠(부동산간접투자펀드) 투자도 크게 늘고 있다. 펀드 조사기관인 AMG데이터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미국 리츠펀드에 51억7000만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지난해 전체 유입자금 47억5000만달러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부동산시장도 점차 힘이 빠지는 조짐이 있어 이미 정점을 지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3분기 평균 주택가격 상승률(7.7%)이 예년보다 높긴 하지만 2분기 상승률 8.9%에 비하면 기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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