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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스타일' 버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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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소니가 시장의 힘에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소니는 지난달 30일 자사 워크맨의 음악데이터 압축방식으로 자사방식인 'ATRAC3'과 더불어 업계표준인 'MP3'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어느 제품이건'소니 규격'을 고집해 오던 기존 방침에서 180도 선회해 시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소니가 이처럼 자존심을 굽히고 나온 것은 급팽창하고 있는 디지털 휴대 오디오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소니의 '신형 워크맨'은 'MP3'를 채택한 애플의 'iPOD'시리즈에 밀려 부진한 상태다.

소니는 지난 7월 워크맨의 명성을 되찾겠다며 독자개발한 데이터 압축 방식을 탑재한 휴대용 디지털오디오 1탄을 선보였었다. 그러나 MP3 방식의 데이터를 읽기 위해선 한번 ATRAC3으로 변환시켜야 하는 등 불편함이 있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결국 소니는 5개월 동안 시장 추이를 지켜본 결과 "모든 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디지털 시대가 됐는데 자사규격만 내세워 얻을 과실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안도 구니타케(安藤國威) 소니 사장은 "이제 소니가 고수해야 할 것은 규격이 아니라 창조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라고 말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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