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조립한 자동차 한국 땅 달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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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우리나라 업체가 북한에서 내년 2월 처음으로 자동차를 생산한다.

21일 통일부에 따르면 ㈜평화자동차는 내년 2월 중 북한 남포에 건설 중인 연산 1만대 규모의 자동차공장 준공식을 갖고, 이탈리아 피아트 자동차(모델명:시에나.배기량 1천6백㏄)를 조립생산한다.

서울 광화문에 본사를 둔 평화자동차는 1991년 베트남에 외국차 업체로는 처음 진출, 피아트 승용차와 쌍용자동차의 코란도를 조립생산.판매해온 업체다.

남포공장에서 생산할 차의 부품은 전량 이탈리아에서 수입하며, 생산된 차는 북한의 관공서 등에 판매된다. 공장 1개동이 들어선 남포공장 부지는 33만평. 현재 평화자동차 경영진이 방북, 생산라인 시험 가동을 준비 중이라고 통일부 관계자는 말했다.

공장의 조립라인은 국내 업체가 북한에 들어가 설치했다. 이 업체와 피아트의 기술진이 북한 근로자들에게 설비조작, 차 조립기술을 교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자동차 관계자는 "북한에서의 자동차 생산은 남북경협의 결실인 만큼 이 차들을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차 이름과 가격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포공장은 지분의 70%를 평화자동차가, 나머지 30%를 북한 연봉총회사가 가진 합작회사다. 북한은 차 산업 육성을 위해 남포공장에서 평양까지 이어지는 10차선 고속도로를 뚫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시에나 모델은 피아트가 월드카 개념으로 만든 것으로 인도에서 지난해 대당 1만2천달러 정도에 팔렸다. 유럽시장에서는 대우자동차가 수출했던 씨에로와 경쟁차종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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