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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은씨 또 구속…해외서 26억 도박 혐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새로운 삶을 사는 것으로 알려졌던 폭력계의 '보스' 조양은(曺洋銀.51)씨가 또다시 범죄의 수렁에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검 강력부(부장검사 金奎憲)는 21일 거액의 도박자금을 해외로 빼돌리고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혐의(상습도박 등)로 과거 폭력조직 '양은이파' 두목이었던 曺씨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曺씨는 지난해 4월부터 지난 11월까지 2년간 필리핀 소재 W호텔 카지노에서 2백만달러(약 26억원)를 걸고 바카라 도박을 하고,도박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서울에서 해외로 불법 송금하라는 명목으로 환전상에게 수천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曺씨는 또 필리핀 현지에서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환치기 수법으로 13억여원을 불법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曺씨의 도박자금 출처를 조사해 필리핀 등 해외에 진출한 조직 폭력배와의 연계 여부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曺씨가 도박자금 마련을 위해 국내 주가조작에 개입한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曺씨가 지난 4월 자신이 주인공으로 참여한 영화 '보스'의 해외판매를 추진한다면서 판권을 소유한 S사 대표로부터 영화판권을 갈취한 혐의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曺씨는 1979년 국내 최대 폭력조직인 '양은이파'를 이끌면서 자신의 조직에 대항하는 다른 조직원과 유혈 난투극을 벌인 혐의(범죄단체 조직 등) 등으로 81년 대법원에서 징역 10년이 확정됐다.

각종 폭력 혐의로 15년간 옥살이를 한 曺씨는 96년 초 만기 출소하면서 자신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보스'를 제작하기도 했으나 석방 1년5개월 만인 96년 9월 폭력과 마약밀반입 등 혐의로 다시 구속돼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98년 8월 출소한 曺씨는 이후 신학원에 입학, "목회자의 길을 걷겠다"며 참회하기도 했으나 이날 구속됨으로써 결국 범죄의 사슬을 끊지 못했다.

김승현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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