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고급 수제품만 팝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장인.작가들이 만든 질 좋은 작품으로 인사동을 살립시다. 국적 불명의 물건은 팔지 맙시다."

"손님들도 호떡이나 음료수를 가게 안으로 갖고 들어오면 안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기 때문이죠."

관훈갤러리.풍경.동양다예 등 서울 인사동 내 50여개 문화.예술 업소 등이 인사동의 제모습을 살리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적 불명의 관광지로 변해가는 인사동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자정(自淨)운동인 셈이다.

1999년 '인사동 제모습 찾기 모임(이하 인제모)'을 만든 이들은 21일 인사동을 살리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서울시에 제시하는 등 행동에 나섰다.

인제모는 우선 인사동에서 파는 상품은 모두 질 좋은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내놓자고 다짐했다. 내.외국인 대부분이 이곳 상품에 대해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이미지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인사동에서만 살 수 있는 고부가가치 문화상품을 공급하기 위해 장인과 작가.상인이 함께 하는 '핸드메이드 인사동'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

이들은 또 인사동길에서 각종 이벤트성 행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97년부터 주말에 차없는 거리가 되면서 도로에서 일회성 행사가 남발돼 오히려 정적인 분위기를 망쳤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엔 지난해 인사동을 새롭게 꾸미며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기 위해 설치한 돌확을 치워달라고 요청했다. 돌확이 요즘엔 노점가판대 등으로 쓰이면서 통행에 지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제모는 이밖에 이곳을 찾는 외국인에게 백화점 등에서 시행하는 세금환불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동의 이미지를 높이고 쇼핑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관훈갤러리 강영희 대표는 "노점과 싸구려 상품, 훼손된 거리환경과 질 낮은 행사가 남발돼 인사동이 황폐화했다"며 "소형 박물관과 같았던 소박한 모습의 인사동 모습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가게 주인.서울시.방문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