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전국 도시 평가] 우리 도시의 현주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지난해 보다 확실히 나아졌다-."

중앙일보 등이 주최한 '2001 도시대상' 평가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각 도시여건이 전반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생태공원 면적이 지난해에 비해 2.5배 가량 증가했고, 자원재활용사업에 대한 투자도 1백배 이상 크게 늘어나 환경문제에 기울인 자치단체의 노력을 읽을 수 있다. 반면 공원.녹지는 상대적으로 조성 실적이 저조했다.

또 주민참여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정보공개 청구 실적은 늘었으나 인구 천명당 공무원수는 3.4명에서 3.3명으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각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다소 떨어진 반면 부채비율도 낮아져 명암이 교차했다.

정보화 관련 예산은 지난해 4백85만원에서 올해 7백15만원으로 증가했으며 전자결재 비율도 48.4%에서 65.4%로 크게 높아졌다.이에 발맞춰 공무원들의 정보화 인식이 높아져 정보 자격증 소지 비율이 14.2%에서 20%로 향상됐다.

오염을 줄이는 녹색교통의 지표인 자전거 도로 건설 실적은 다소 주춤했으나 보도와 보행 전용도로는 지난해 보다 천명당 1.2m 정도 더 확충했다. 이밖에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주민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각종 이벤트와 예술 행사를 활발히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평가 점수도 지난해에 비해 높아져 부문별 최우수 도시가 지난해 56~75점에서 올해는 66~87점으로 올랐다.

그러나 부문별 점수를 합산한 총점은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전체 최우수 도시로 선정된 경주시의 총점이 64.4점에 그쳤고 평가대상 전체 도시 평균도 47.1점에 불과했다. 자치단체 마다 개선해야 할 부분이 적지않다는 얘기다.

게다가 도시평가에 참여한 도시가 크게 줄어드는 등 문제점도 드러났다. 올해 평가에 참여한 지자체는 72곳으로 지난해보다 줄어 들었다. 참여율 하락의 원인으론 행정부.시민단체.각종 협회.언론 등의 빈번한 평가로 중요도가 희석된 데다 반복되는 평가로 공무원들의 업무 부담이 늘어난 점이 꼽혔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험을 통해 시원치 않은 평가결과가 예상되는 지자체는 아예 평가에 응모하지 않았고 ▶지난해 우수도시로 평가받은 지자체 가운데 일부는 순위 하락을 우려해 참여하지 않았으며 ▶평가에 대한 실질적 보상(예산지원 등)이 뒤따르지 않아 참여를 포기한 지자체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어느 정도 우수한 평가를 받을 자신이 있는 지자체들만 평가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평가결과 점수 분포가 대체로 고른 사실에서도 이런 경향을 읽을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자치단체의 도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내실 있는 평가를 위해서는 모든 시.군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음성직 전문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