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9개 주요 철강 생산국들이 공급과잉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생산시설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철강 생산국들은 1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파리에서 주관한 회의에서 2003년까지 6천5백만t을 감산하는 것을 포함해 앞으로 10년간 총 9천7백50만t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는 전세계 생산능력(10억t)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같이 합의하면서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 수입 철강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면 안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미국은 감산과 관세 부과는 별개 문제라며 덤핑혐의가 있는 수입 철강에 최고 40%의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 감산 결정에 대해 세계 철강업계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일부에서는 감축 이행기간이 길고, 감산 대상이 실제 생산량이 아닌 생산능력이라는 점을 들어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생산국들은 철강가격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2003년까지 6천5백만t▶2005년까지 9백50만t▶2010년까지 2천3백만t의 생산능력을 줄이기로 결의했다.
국가별 감축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럽 국가들은 전체 생산능력의 8%(1천3백만t)를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현재 1억4천만t인 생산능력을 향후 3~4년 안에 2천8백만t 정도 줄일 것이라고 최근 요미우리(讀賣)신문이 보도한 바 있다.
이처럼 각국이 감산에 적극적인 것은 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세계 철강업계 생산량은 8억4천만t이나 수요는 8억t에 머물 것으로 추산된다.
그 결과 국제 철강가격은 최근 2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을 맴돌고 있다. 특히 이번 회의를 주도한 미국의 철강업계는 1998년 이후 20개 이상의 업체들이 도산할 정도로 위기를 겪고 있다.
윤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