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미사일 92%가 '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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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나이키 허큘리스 지대공 미사일(사진) 중 90% 이상이 발사가 불가능한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군은 매년 한 차례씩 실시해오던 나이키 미사일 실탄사격을 지난해부터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국방부가 최근 국회 국방위 소속 강삼재(姜三載.한나라)의원에게 보고한 자료에서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1998년 공군이 국방과학연구소(ADD)에 의뢰, 나이키 미사일의 신뢰도를 검사한 결과 1단계 추진장치의 점화가 가능한 미사일은 전체의 19%, 2단계 탄두발사가 가능한 것은 1백발 중 8발인 8%뿐이었다.

특히 나이키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정부가 연내 도입을 목표로 추진했던 차기대공미사일(SAM-X)사업도 가격 지급방식 문제 등으로 연기돼 대공 방어전력 차질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나이키 미사일은 사거리가 1백80㎞로, 발사버튼을 누르면 미사일 뒷부분의 추진장치가 점화돼 1차 발사된 뒤, 표적에 가까이 가면 2차로 탄두가 발사돼 항공기를 파괴한다.

기당 5천만원인 나이키 미사일은 현재 전국 10여개 기지에 2백여기가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공군 관계자는 "ADD의 평가 결과는 98년 상황"이라면서 "지난해 실시한 발사시험에 따르면 성공률이 30%대"라고 주장했다.

한편 나이키 미사일은 65년 주한미군이 들여와 운용해오다 70년대 말 한국군에 중고가격으로 넘겨졌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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