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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대입] 논술 지문 짧고 평이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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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고려대.가톨릭대.부산대가 19일 2002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가'군 전형에서 처음으로 논술고사를 실시한 결과 예년에 비해 지문이 짧고 논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평이한 문제가 출제됐다.

이는 올 수능시험이 어렵게 출제돼 대학이 신입생을 선발하는 데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자체 시험인 논술고사의 난이도를 낮췄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입시에서처럼 수능 시험을 잘 못 치른 학생이 논술고사에서 만회할 가능성은 이번 입시에서는 줄어들 전망이다.

고려대는 고교 '사회.문화'교과서와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의 '담론윤리의 해명', 미국 사회학자 조지 리처의 '맥도널드 그리고 맥도널드화'에서 지문을 발췌해 '합리성이 갖는 특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현대사회의 합리성에 대해 비판적으로 논술하라'는 내용의 문제를 냈다.이 대학의 논술고사 반영비율은 총점의 10%다.

출제위원장 염재호(廉載鎬.행정학)교수는 "올해 수능이 너무 어려웠던 점을 감안해 지난해보다 출제 수준을 약간 낮췄다"면서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맥도널드라는 소재를 이용해 당연시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적 사고능력을 측정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법대에 지원한 김지희(18)양도 "지문이 길지 않아 이해하기 쉬운 데다 평소 생각하던 주제가 나와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려대 최종합격자 발표는 29일이다.

가톨릭대(의과대.간호학과)는 조선시대 의원의 진단과 처방 과정을 치국(治國)에 비유한 이익(李瀷)의 『성호사설(星湖僿說)』,최한기(崔漢綺)의 『기측체의(氣測體義)』를 제시문으로 제공하고 교실 붕괴.사교육비 증가 현상의 문제를 해결토록 요구했다.

부산대의 경우 유엔 세계체제관리위원회에서 펴낸 『세계는 하나,우리의 이웃(Our Global Neighbourhood)』이란 책과 조선시대 실학자 박지원의 『능양시집서(菱洋時集序)』에서 각각 발췌한 글이 제시문으로 나왔으며, 테러 등 현재 지구촌에서 펼쳐지고 있는 갈등 현상을 해소하거나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대학학원 노환기 논술실장은 "과거처럼 논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어 논술하기 힘들었던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강홍준.정효식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 대학별 논술 문제와 자세한 출제 경향.예시답안은 조인스 닷컴(http://www.joins.com/series/2002univ/)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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