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이렇게 성공했다] 텐트업체 진웅 성하봉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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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한.중 수교 전인 1989년 한국기업으로는 맨 처음 중국에 진출했던 텐트업체 진웅은 이제 거의 중국기업이 돼 가고 있었다.

진웅은 22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품 거의 전부를 미국.유럽 등지로 수출한다. 진출 당시에는 원부자재 조달과 디자인.연구개발.마케팅 등은 서울에서 맡고, 임금이 싼 중국에선 생산만 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금 샤먼(廈門)의 진웅 공장에는 연구개발.디자인 부문에 2백50여명,영업과 관리부문에는 78명의 현지인이 근무하고 있다.

성하봉 사장은 "5~6년 전부터 본사의 핵심 기능을 이 곳에서 하고 있다"며 "한국산 원자재는 이제 가격경쟁력이 없어 본사에 대한 인사치레로 조금씩 사올 뿐"이라고 말했다.

10년 전만 해도 세계 1위의 텐트기업으로서의 품질을 유지하려면 한국산 원부자재를 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홍콩.대만 등 화교 자재업체들이 몰려와 중국에 투자하면서 상품의 품질을 높였고, 가격면에서도 한국산은 이들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게 됐다는 것.

成사장은 "만일 중국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지금은 중국 업체들 때문에 주문도 끊겼을 것"이라며 "현지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

샤먼=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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