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거센 차별화 바람…삼성전자 '웃고' 장비주 '울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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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반도체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특히 비수기인 12월들어 오히려 값이 상승하자 17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관련주들이 일제히 올랐다.

그러나 18일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만 강세를 보였을뿐 하이닉스는 물론,반도체 장비업체주들이 일제히 떨어졌다. 오후들어 미 마이크론과 하이닉스의 제휴 협상이 깨졌다는 소문이 나왔기 때문이다.

◇ 잘나가는 삼성전자=삼성전자는 이날 종합주가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섰는 데도 전날보다 1만원(4%)올랐다. 주요 컴퓨터업체에 장기간 공급하는 제품의 값(고정거래 가격)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이달초 고정거래 가격을 15~20%가량 인상했다. 그런데 불과 2주일만에 하이닉스가 지난 17일 또 다시 고정거래 가격을 10~20% 올렸고,삼성전자는 대형 거래선과 가격인상 협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비수기에 접어든 시점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고정거래 가격을 인상하자 내년 1분기 D램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쑥 들어갔다.

장기 거래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자 현물시장에서 물량 확보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1백28메가 DDR(더블 데이터 레이트)D램은 지난달초에 비해 1백33%가량 올랐다.

삼성전자는 현재 DDR D램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DDR D램 증산에 나서는 바람에 SD램 공급이 줄어들자 현물시장에서 SD램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1백28메가 SD램은 지난달 6일의 0.93달러에서 17일 현재 1. 87달러로 올랐다.

대우증권 전병서 부장은 "비수기에 이처럼 값이 급등한 점을 감안할 때 내년초 반도체주는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는 핸드폰 부문에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골드먼삭스는 최근 "삼성전자가 핸드폰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며 연간 핸프폰 판매 예상치를 종전의 8백20만대에서 9백3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 유탄 맞은 하이닉스.장비주=하이닉스는 이날 장 막판에 마이크론의 도시바 미국 공장 인수협상 소식이 나오는 바람에 하한가로 추락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너무 과민반응을 보였다고 말한다.

삼성전자가 납품비리와 관련된 3개사와의 거래를 중단키로 했다는 소식 때문에 대부분의 장비관련주들도 크게 떨어졌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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