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내 파헤친 도로 '눈가림식' 복구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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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주시 평화동 곰솔나무길에서 V레스토랑까지의 1㎞구간.보행자들이 이용하는 폭 4m의 도로가 특수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있지만 울퉁불퉁한 시골길과 별반 다를게 없다.

지반이 푹 꺼진 곳이 있는가 하면,맨홀 주변은 툭 튀어 나와 있다. 50여m의 자전거도로는 관로를 묻기위해 파낸 부분이 요철모양으로 매립되어있다.

지난 10월 모통신업체가 케이블선 매립공사를 하면서 제대로 복구작업을 하지 않은 탓이다.

전주시내 도로 곳곳이 표면 침하나 경계석 파손으로 누더기가 되고 있다. 굴착공사를 한 뒤 '눈가림식' 복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전주시에 따르면 최근 도로굴착을 마친 공사장을 점검한 결과 부실복구 현장 55곳을 적발했다. 이중 1곳에 대해서는 아예 새로 공사를, 나머지 54곳은 보완공사를 하도록 조치했다.

효자동 음식점 '모란각'앞 도로는 아스팔트 덮 씌우기 작업을 하면서 곳곳의 지반이 침하 돼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또 서완산동 용머리길 일대에서는 하수관을 묻기 위한 시험 굴착을 마친뒤 아스팔트 복구공사를 마쳤는데도 경계석.볼라드(인도로 차량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돌.쇠 기둥)는 부서지고 쓰러진 채 방치되어 있었다.

또 전주시 서학동 약수터 부근도로는 기존 차선표시를 완전히 지우지 않은 채 새로 차선 도색을 해 운전자들이 차선을 잡느라 우왕좌왕하고 있다.

삼천동 상산고 뒷편 도로는 4차선 도로공사가 끝났는데도 차도 한쪽에 흙.시멘트 등 건자재를 쌓아 놓는 바람에 차량통행을 방해하고 있었다.

이같은 도로 굴착 부실 복구는 지난 1999년 '도로 일정 구간의 굴착공사를 한뒤 2년이내는 재굴착 공사를 벌일수 없다'는 규제조항이 삭제되면서 특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공공기관들이 도로를 파고 묻고 또 파헤치는 등 마구잡이식 굴착공사를 벌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협의기관을 만드는게 시급하다"며 "업자 봐주기 등 의혹에 대해서도 강력한 감사활동을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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