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자민련 '野野충돌'… 자민련선 항의 방문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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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10일 신승남(愼承男)검찰총장 탄핵소추안 무산과 관련, 격렬한 비방전을 벌인 데 이어 자민련 의원.당직자들이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를 항의방문하는 등 두 야당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한 야당의 주요 당직자들이 다른 야당을 대거 항의방문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두 야당의 공조관계가 당분간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방송된 기독교방송(CBS)과의 인터뷰에서 "자민련이 탄핵안에 동조하겠다고 얘기하고는 반대한 태도는 공당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창희(姜昌熙)의원의 지구당 개편대회를 한 것에 대한 불쾌감이 작용한 것이라면 아주 소아병적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확대당직자 회의에서 "탄핵안 문제로 한나라당과 공조 틀을 유지한 바 없는 데도 李총재가 생방송에 나와 국민 앞에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국회법 절차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거짓말을 밥먹듯 하는 사람이, 신의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고 있다"며 李총재를 비난했다.

김용채(金鎔采).조부영(趙富英)부총재 등 자민련 주요 당직자 14명(의원 10명)은 회의 후 한나라당 당사를 방문, "한나라당이 근거없이 자민련과 김종필 총재를 음해.모략하고 있다"며 李총재의 사과를 요구했다.

金총재의 李총재에 대한 공세는 지난 9일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이회창씨가 대통령이 돼선 안된다"는 발언에 이어 나온 것이어서 '이회창 대 반(反)이회창' 정계개편설과 관련해 주목된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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