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이회창, 신의 잃어 대통령 되면 안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은 9일 "한번 신의를 저버린 사람은 국민을 또다시 배신할 것"이라며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수원 중앙침례교회 신앙간증에서 "1997년 대통령선거 당시 이회창(李會昌)후보는 낮은 지지율 때문에 조급한 나머지 탈당 요구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나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회창씨가 그 짓(배신)만 안했어도 김대중씨에게 1백만표 이상 승리해 이미 대통령이 됐을 것"이라며 "대통령도 먼저 인간이 돼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YS의 대변인격인 박종웅(한나라당)의원은 "오늘 발언은 YS가 대선 기조를 '반(反)김대중.이회창'으로 가져가겠다는 선언으로 보면 된다"며 '이회창 대통령 불가론'을 공식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YS의 발언에 매우 불쾌해하면서도 감정적 대응을 자제했다. 한 총재실 관계자는 "YS의 발언 배경은 짐작이 가지만 일일이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YS는 金대통령에 대해서도 "나라 전체를 이토록 망쳐놓고 혼자만 살려고 집권당 총재 자리에서 도망쳐버렸다"며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