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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보복공격에 국제사회 등 돌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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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스라엘이 지난 사흘간 팔레스타인 지역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맹렬한 보복공격을 강행하자 국제사회에 비난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의장국인 벨기에의 기 베르호프스타트 총리는 4일 이스라엘에 보복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위베르 베드린 프랑스 외무장관도 "이스라엘의 전략은 잘못됐다"면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약화시키거나 제거한다면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랍권 국가들은 폭발 직전의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4일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 아랍권 이슬람국 지도자들이 전화로 긴급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이스라엘을 맹렬히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격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중동지역에 또 다른 폭력사태를 유발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아랍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는 팔레스타인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9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아랍권 장관 긴급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국제사회의 비난 대열에는 이스라엘과 친분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들도 합류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외교.경제적으로 가까운 카타르는 "자위수단이 없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중단시켜 달라"고 유엔에 촉구했다.

이스라엘의 우방인 터키의 뷜렌트 에제비트 총리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해 지나치게 불공평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만약 이번 사태가 전쟁으로 비화한다면 이는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비해 훨씬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에 대해 '정당한 자위권'이라고 두둔하던 미국도 팔레스타인 지역의 민간인 희생자가 늘어나면서 중재에 나섰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외무장관 회담 참석을 위해 터키를 방문 중인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만나 "이스라엘이 현재 취하고 있는 행동의 내용을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해 지나친 보복조치에 반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스라엘 정부 내에서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일변도 공격에 제동을 거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페레스 외무장관은 연정 탈퇴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노동당 회의를 소집한다고 4일 밝혔다.

협상을 강조해온 노동당 소속의 페레스 장관은 그간 팔레스타인과의 대화를 거부해온 리쿠르당의 강경파 아리엘 샤론 총리와 노선갈등으로 사사건건 마찰을 빚어왔다.

유권하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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