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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투표 당선 군수는 ‘백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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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6.2지방선거 이번 군수 선거에 나선 김복규(70·한나라당) 의성군수는 요즘 갈 곳이 없어졌다. 선거운동을 할 수 없고 그렇다고 군청으로 돌아가 군수 업무를 볼 수도 없다. 지난 14일 오후 5시 지방선거의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김 군수가 단독 입후보해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의성군 선거관리위원회는 군수 선거가 무투표로 결정된 뒤 곧바로 김 군수의 선거 사무실 폐쇄를 요청했다. 무투표 선거구는 후보자가 선거운동을 할 수 없어서다. 그렇다고 군청으로 돌아가 업무에 복귀할 수도 없다. 지방자치법은 현직 단체장의 경우 선거 예비후보자 등록과 함께 직무 정지를 규정하고 있다.

김 군수는 지난 13일 재선을 위해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서 군수직을 떠났고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뒤 15일 오전 선거 사무실마저 폐쇄했다.

갈 곳이 없어진 그는 18일 다시 개인 사무실을 마련했다. 사실상 2주간 ‘백수’가 된 것이다. 김 군수는 “바쁜 농사철인데 농사 일이라도 도와 주고 싶지만 농민들을 만나는 것도 못하도록 돼 있어 하는 수없이 사무실에서 소일하다시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0일부터 정당 관련 일을 도울 계획이다. 무투표로 당선이 확정된 한나라당 소속의 한동수(61) 청송군수도 사정이 비슷하다. 한 군수는 군청으로 출근하지 못해 예비후보 사무실의 선거 관련 현수막 등을 떼내고 개인 사무실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다.

한 군수는 “지역 행사에 가서 지역민을 만나며 보낸다”며 “남은 기간 다양한 계층의 주민을 만나 의견을 수렴한 뒤 2기 군정에 반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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