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선정위원 무료 초청 일본 로비 국제적 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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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앞으로 50년간 30명의 노벨수상자를 배출한다'는 목표를 내건 일본이 노벨상 선정위원들을 상대로 '일본에 모셔오기 로비'를 벌여 물의를 빚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5일 보도했다.

노벨 물리학상 선정위원회의 안다즈 바라니 사무국장(스웨덴 왕립과학 아카데미 교수)은 "일본 학술진흥회가 내년 3월 일본에서 열리는 '노벨상 1백주년 기념 포럼'에 노벨상 선정위원과 재단 대표들에게 무료 초청을 제안해 왔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바라니 교수는 "노벨상 선정에 13년간 관여해 왔지만 전액을 초청자가 부담하는 해외 초청은 단 한건도 없었다"며 일본의 제의에 경계심을 나타냈다. 일본 학술진흥회는 노벨상 선정위원들에게 여비와 체재비 전액을 부담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라니 국장은 "노벨상은 계획해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일본의 노벨상 수상 목표를 비판한 뒤 "수상 목표를 정해놓은 상태에서 초대를 받게 된다면 '뇌물'이 아닌가 하는 경계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장차 일본의 수상자가 이같은 초대에 힘입어 노벨상을 타게 됐다는 말을 듣게 된다면 수상자에게도 불행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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