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미국 대표팀 입국, 한국 16강 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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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5일 오후 4시 제주도 서귀포시 강창학 경기장.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서로를 2002 한.일 월드컵의 16강 제물로 생각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 축구대표팀이 만났다. 경기장 내 두면의 경기장에서 양국 대표팀은 각각 훈련을 했다.

먼저 한국팀이 몸을 풀고 있는 도중 미국 선수단이 도착하자 양팀 선수들 사이에는 잠시 긴장감이 감돌았다. 비록 양팀 코칭스태프들은 바로 옆에서 훈련하는 게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했지만 서로의 움직임을 염탐하는 등 오는 9일 오후 5시 평가전을 앞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 미국 대표팀=선수 19명 등 미국 대표팀 일행 29명은 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곧장 국내 항공편으로 제주도로 이동했다. 이들은 오전 9시5분 제주공항에 도착, 숙소인 서귀포 롯데호텔에 여장을 푼 뒤 오후 4시 훈련부터 시작했다.

미국 대표팀은 이날 제주지방에 비가 많이 내린 탓에 전술훈련은 생략하고 1시간여 동안 러닝과 슈팅으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

미국팀은 체격이 큰데도 불구하고 순간적인 스피드가 뛰어났다. 그리고 13시간을 날아온 피로에도 불구하고 몸놀림이 대체로 가벼웠으며 밝은 표정들이었다.

지난 1일 조 추첨식 이후 귀국하지 않고 국내 훈련캠프 후보지를 둘러본 뒤 바로 서귀포에 온 브루스 아레나 감독은 "이번에 가장 중요한 목표는 본선 경기를 치를 한국에 선수들이 적응하는 것"이라며 "이번 평가전을 통해 아직은 생소한 한국팀의 팀 컬러를 유심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아레나 감독은 특히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과 한 조가 돼 기쁘다"고 말해 내년 경기 때 한국을 격파할 수 있다는 자심감을 드러냈다.

◇ 한국 대표팀=한국 대표팀은 이날 오전 거스 히딩크 감독 주재로 VTR를 보면서 대표팀 전력을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히딩크 감독은 이 자리에서 한국 선수들이 체코나 프랑스 등 유럽 강호와의 경기에서 제자리를 찾지못하고 허둥지둥하는 모습과 공격과 미드필더 사이가 경기 후반으로 갈 수록 넓어지는 것 등을 지적했다.

오후 3시부터 2시간여 동안 강창학 경기장에서 진행된 훈련에서는 여느 때보다 전술훈련에 치중했다. 히딩크 감독은 자체 청백전 동안 여러차례 경기를 멈추게 하고 미드필드에서 공격으로의 빠르고 정확한 연결을 강조했다.

히딩크는 "평가전 전까지 조직력 강화와 함께 공격의 전술훈련에 치중할 것"이라며 "특히 미드필더가 최종 공격수에게 정확하게 이어주는 연습과 골 결정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수비수 김태영(전남 드래곤즈).현영민(울산 현대).이민성(부산 아이콘스)이 훈련 도중 다쳤으며 이 가운데 이민성은 미국전에 출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귀포=전진배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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