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 부도로 일본 금융계 1천억엔 피해 추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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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세계 최대 에너지 거래회사인 엔론의 부도 여파가 일본 금융계로 번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채권은행들은 엔론에 15억달러의 긴급 자금 지원을 결정하며 회생책을 찾고 있다.

일본 금융청은 4일 엔론과 관련된 일본 은행들의 피해 규모가 1천억엔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일본 3위인 도쿄미쓰비시은행의 예상피해가 3백6억엔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미쓰이스미토모은행(2백60억엔).산와은행(55억엔).미쓰비시신탁은행(48억엔)순이다.

이들 은행들은 엔론과 파생상품을 거래했거나 엔론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날 도쿄 증시에서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주가가 7% 떨어진 5백92엔으로 최저가를 경신하는 등 은행주가 급락했다.

그러나 야나기사와 하쿠오(柳澤伯夫)금융담당상은 "엔론의 부도가 일본 은행들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엔론의 주채권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은행과 시티그룹은 3일 15억달러의 긴급 자금을 엔론에 지원하기로 했다.

2억5천만달러는 임금과 기업 운영을 위해 바로 지원되고, 2억5천만달러는 구조조정 계획이 나온 이후 지급된다.

나머지 10억달러는 채권은행들이 지원비율에 합의하는 대로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케네스 레이 엔론 회장은 "채권단의 자금 지원으로 엔론이 사업을 계속하고, 계열사 매각 등 구조조정을 진척시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엔론은 또 휴스턴 본사 직원(7천5백명)중 절반이 넘는 4천명을 일시 해고했다.

엔론은 지난달 말에도 런던 현지법인 직원 1천1백명을 해고했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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