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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 여성 질안에 오일 넣어…인도의 아율베다식 치료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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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

일러스트=강일구

“와! 그런 치료법도 있나요?”아율베다를 공부하러 온 동양의 산부인과 여의사에게 이마 정중앙에 빨간 점을 찍고 환하게 웃는 검은 얼굴의 Dr. Franklin, 그는 유독 친절하다. 인도 남부의 케랄라주 코발람 해변을 따라 늘어선 Ayurveda Resort에선 많은 유럽 사람들이 휴식을 겸한 다이어트 목적으로 한 달 이상을 묵기도 하고 각종 질병과 스트레스로 약해진 몸을 추스르러 바닷가를 산책하며 명상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흥미있는 것은 인도의 정통치료라는 것이 지금 현대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적극적인 수술이나 주사나 약물투여라기보다 웰빙스파 개념이 더 많이 치중된 기분좋은 휴식의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면역력과 자연치유력 회복에 우선을 둔 것이라 볼 수도 있겠다.

인도의 델리나 봄베이에도 체인을 갖는 인도 Ayurveda 병원들도 체질에 따라 향신료나 허브들을 달리한 채식 식단들을 제공하고 2시간 내외의 마사지 치료, 1시간 남짓의 요가, 또 몇 시간의 명상과 휴식, 산책 위주로 치료법을 짜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치료가 인도의 철학에 근거한 약초나 오일을 가지고 아픈 부위를 쓰다듬고 어루만지는 Panchakarma이다.

13억 인구를 가진 인도 역시 가부장적인 남아존중 사상이 있어 그들에게 피임법을 물었을때 아율베다 의사인 Dr. Franklin은 자궁 내 루프나 먹는 피임약 등 서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쑥스러운 듯 웃는다.

그러나 오래된 약장에서 그가 쓱 내민 검은 액체는 의미심장해 보인다. 기억조차 할 수 없는 복잡한 학명의 몇가지 허브들을 추출한 그것은 식물성 여성호르몬 유도체들인데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절묘하게 배합되어서인지 임신 초기에 유산을 시켜 생리를 유도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물론 임신초에 임신을 유지시키는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난소에서 방출되는 것이 부족할 시 유산이 될 수 있고 습관성 유산으로 굳어지기 쉽다. 길항작용을 하는 호르몬들의 밸런스를 깨뜨려 유산이 될 수 있는 것에 고개를 끄덕일 무렵 그가 갑자기 생리통이나 여성 갱년기장애 심지어 불임여성의 치료에도 이 허브 쥬스가 특효약이라고 하는 말에 복잡한 여러 식물들의 학명을 기록하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어쨌든 심오한 힌두 철학에 의존하여 의미를 부여한다면 훨씬 더 근사한 해석이 나오겠지만 단순하게 보자면 두통이나 불면증, 스트레스에 SIRODHARA나 SIROVASTHI, 요통에 KADIVASTHI, 전신쇠약감이나 근육피로등에 PIZHICHIL 그리고 이비인후과 질환에는 코에 직접 약용성분의 오일을 붓는 NASYAM이 있다.

흥미롭게도 우리나라 한방 요법으로 약제들을 끓여 추출한 한약성분을 카테타를 통해 남성 요도에 주입하여 치료를 유도하는 것과 비슷하게 여성의 질안에 뜨거운 오일을 넣어 부인과적 치료를 유도하는 YONI PRAKSHALANAM도 있었다.

동양의 도가치료라고 알려진 것들 중에 뜨겁게 달구어진 옥돌봉을 질안에 넣은 채 하복부를 맛사지하여 자궁과 난소로 가는 신경과 혈관을 자극하여 치료를 유도하기도 하고 조그만 옥돌을 따듯하게 뎁힌 채 질안에 넣어 위 아래, 좌우로 굴리며 성감대를 자극하고 골반근육을 단련하는 방법이 있는데 인도에서는 단연 허브와 오일의 주입이 우선이다.

어느 정도의 유용한 약초 성분이 질 점막과 자궁입구에 흡수될 것이고 뜨거운 오일의 자극으로 외음부의 혈액순환이 촉진되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것 같기도 하다. 출산후 자궁과 질을 수축시키는 효과도 있다하니 옥시토신 성분이 섞인 것인지 추측할 뿐이다.

우리 일상에서 도심의 사우나에서 하는 쑥이나 당귀, 감초 등을 끓여서 나오는 뜨거운 증기로 외음부를 소독하는 좌훈도 물론 긍정적이다. 다만 화상을 주의하여야하고 너무 애용하였을시 지나친 자극으로 소음순이나 외음부가 검게 변할 수 있다. 자궁근종이나 생리통, 하복부의 차가운 느낌이나 불감증을 치료하는 아율베다 요법 중에도 약초탕에 하반신을 담그고 20분이상 누워있거나 하는 것을 보면 잘 갖추어진 스파의 한방탕이나 일본식 약제탕등과 일맥 상통하는 면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모두 허리와 골반부위, 그 내부의 자궁과 난소, 질의 혈액과 림프순환을 유도하는 기전이라 볼 수 있겠다. 구강과 위장, 소장, 대장의 점막만큼이나 더 예민하게 물질들을 흡수하는 질점막의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차가워진 질과 자궁, 무감각한 성감대…
어쩌면 성관계에서 남성쪽의 불만일 수도 있겠고 갱년기를 넘어선 여성들의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기분나쁜 신체의 느낌일 수도 있다. 그것의 생활 속 치료에 아율베다식의 치료법을 응용해보면 어떨까

생활 속에서 욕조에 40도 전후의 뜨거운 물을 받아 좋다고 알려진 약용성분을 풀어 20분씩 앉아 있는 반식욕을 하는 것으로 정리해 볼 수도 있겠다. 약용성분은 쑥이나 어성초 등 잘 알려진 것이 좋겠고 아직 검증이 안된 정체불명의 약제 즉 농약이나 살충제, 중금속등이 많이 섞이거나 검증이 안된 약용성분일 우려가 있는 것은 피해야한다. 물론 진한 농도는 질안의 산성 밸런스를 깨뜨려 오히려 질염을 유발할 수도 있고 다량 흡수로 인해 해로운 부작용이 올 수도 있으니 주의하도록 해야겠다.

산부인과 전문의 강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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