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고시 합격 효자] "아버지 꿈 이뤘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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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내무부 주사(6급)로 공직을 시작했던 김종호(金宗鎬)국회부의장의 3남 연진(淵□.30)씨가 지난 3일 제43회 사법시험 2차에 합격했다.

지난 6월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하루 다섯갑 피우던 엑스포 담배와 폭탄주를 끊고 투병 중인 金부의장은 아들의 합격 소식에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그는 "법대 출신 아버지의 꿈을 공대 출신 아들이 이뤘다"고 말했다.

金부의장은 1962년 서울대 법대에, 연진씨는 91년 서울대 재료공학부에 입학했다. 연진씨의 쌍둥이 형인 연식(淵軾)씨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했다. 이들은 입학 때 '쌍둥이 서울대 입학'으로 화제를 뿌렸다.

연진씨는 "공대에 적성이 맞지 않아 92년 다시 서울대 법대에 응시했다가 낙방했다"고 밝혔다. 그는 97년 군에서 제대해 3학년으로 복학한 뒤 만 5년간 사시 공부를 하면서 두차례 고배를 마셨다.

연진씨는 "특히 올해는 갑자기 쓰러지신 아버지에게 선물을 바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검사가 되는 게 꿈이다. 형 연식씨는 행정고시를 준비 중이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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