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고시 합격 효녀] "아버지께 합격 바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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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해 10월 위암 말기임을 숨긴 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경비 업무를 무사히 마친 뒤 올 1월 숨진 고(故) 장기택(張基澤) 서울 강남경찰서장의 딸 주연(22)씨가 올해 사법시험 2차에 합격했다.

주연씨는 "아버지를 간호하기 위해 이번에는 응시하지 않으려 했으나 딸이 검사가 되길 원하는 아버지가 살아계시는 동안 합격하기 위해 공부를 더욱 열심히 했다"며 "아버지 영전에 합격의 영광을 바친다"고 말했다.

주연씨는 1997년 고려대에 입학해 통계학을 전공하다 99년 연세대 법학과에 편입했다. 지난해 5월 1차 사법시험을 통과한 뒤 3일 2차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오는 21일 최종 면접시험을 본다.

아버지처럼 성격이 강직하다는 말을 듣는다는 주연씨는 "검사가 돼 청소년의 마약문제를 다루고 싶다"고 밝혔다.

어머니 김영숙(48)씨는 "장녀가 아버지의 꿈을 실현했다. 딸에게 항상 용기를 북돋워주던 남편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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