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고교 인기 급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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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농어촌 고교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2008학년도부터 대학 신입생을 고교 내신 성적으로 뽑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2006학년도부터 대학의 농어촌 출신 학생 특별전형이 전체 모집 인원의 3%에서 4%로 높아지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에 따라 농어촌 학교 기피현상으로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던 시골 고교가 관심을 끌고 있다.

다음달 10일부터 5일간 내년도 신입생을 모집하는 상주시 함창읍 함창고에는 요즘 대입 준비와 수업 분위기 등을 묻는 전화가 하루 10여통씩 걸려 온다. 이 학교 주화중(48) 교장은 "내신 성적 중심의 대입에 농어촌 특별전형의 비중도 커져 도시로 빠져나가는 지역 중학생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조사에서 함창중 3학생년 53명 중 실업계 고교 진학을 희망한 5명을 제외한 48명이 함창고 진학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 학교는 지난해 3학년 120명 가운데 4년제 대학에 83명이 합격했다. 함창중 3학년 김모(15)군은 "도시에 나가 학교 성적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보다 이곳에서 열심히 하는 게 대학 진학에 유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미시 선산읍의 선산고도 마찬가지다. 병설 중학교인 선산중 3학년 가운데 성적이 상위 10%에 드는 학생 70% 가량이 선산고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 지난해는 성적 우수학생 절반 가량이 구미시내 고교로 진학했다. 선산중 장재성(52)교사는 "농어촌 특별전형은 일반 학생의 수능점수 30점에 해당하는 큰 혜택"이라고 말했다. 선산고의 장명희(40)교사는 "매일 문의전화가 2~3통씩 걸려 오고 있어 올해는 지원 학생이 모집정원을 넘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안동시 풍산읍의 풍산고도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풍산중 3학년 25명 중 실업계 고교 지망 학생을 제외한 22명이 풍산고 진학을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교육청 중등교육과 김낙길 장학사는 "농어촌 지역 학교에 진학하면 대입에 도움이 될지 문의하는 학부모가 많다"며 "제도 변화가 시골지역 고교의 학생 모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규 기자

◆ 농어촌학생 특별전형=농어촌지역(읍·면 단위)에 거주하는 고교 졸업(예정)자에게 교육 기회를부여하기 위해 만든 제도. 교육부는 지난달 28일 대입제도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2006학년도부터 농어촌 특별전형 비율을 대입 총 정원의 3%에서 4%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 전형에선 농어촌 학생끼리만 경쟁하게 돼 성적 우수자는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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