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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장세엔 자산배분 펀드가 ‘안전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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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오르는가 하면 떨어지고, 떨어지는가 하면 또 오르고…. 유럽발 재정위기로 시장이 출렁이면서 투자자도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개인투자자가 자산별 배분 전략을 세워 투자하기도 쉽지 않다. 이처럼 흔들리는 시장에서는 펀드매니저가 국가나 자산별로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자산배분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주식형 펀드는 주식 편입 비중을 60% 이상 유지해야 한다. 채권 혼합형 펀드도 운용상 주식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기가 쉽지 않아 증시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 자산배분 펀드는 주식 비중을 0~100%까지 탄력적으로 조절하며 채권과 원자재·파생상품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한다. 주식 전망이 좋지 않을 때는 편입 비중을 낮추고 채권이나 현금 비중을 높여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다. 펀드 하나로 자산배분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이 같은 자산배분 펀드도 국내와 글로벌 펀드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 국내 자산배분 펀드는 주식 편입 비율을 조정하며 수익을 추구한다. 강세장에서는 주식 편입 비율을 늘리고 약세장에서는 주식을 줄이면서 채권 비중을 늘려 위험을 관리한다. ‘KTB액티브자산배분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 비중을 10~20%까지 낮춘 적도 있다. 주식 시장이 좋을 때는 70~80%까지 늘려 잡는다. KTB자산운용의 김상수 차장은 “주도주 중심의 30~40개 종목을 중심으로 주식을 편입하고 채권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국고채나 통안채 중심으로 투자한다”고 말했다. ‘우리코리아V다이나믹펀드’는 주식·채권을 통한 자산 배분뿐만 아니라 코스피 200 상장지수펀드(ETF)와 국고채 ETF 비중을 조절하면서 시장의 변동성에 대응한다. 글로벌 자산배분펀드는 투자의 폭이 더 넓다. 선진국과 이머징 시장 주식 등 국가나 지역별로 투자지역을 선택할 수 있다. 자산의 성격도 다양해 주식과 채권뿐만 아니라 원자재나 파생상품 등에도 투자할 수 있다. 투자 지역이나 자산에 따라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것이다. IBK투자증권 김순영 연구원은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의 경우 투자자가 알기 어려운 상품에 전문가가 직접 투자하는 만큼 다양한 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운용사가 펀드 안에서 자산을 배분해 굴리기 때문에 자산배분 펀드는 상품별로 수익률 차이가 크다. KTB자산배분형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이 8%를 넘은 데 비해 같은 기간의 수익률이 0.67%에 불과한 펀드도 있다. 김순영 연구원은 “자산배분 펀드는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의 역량이 중요하다”며 자산운용사의 과거 실적과 경험에 비춰 위험을 잘 관리하고 안정적인 성과를 냈는지 잘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해외 펀드는 지역별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 김보나 연구원은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는 시장별로 등락이 엇갈리는 등 다르게 움직일 때 더 도드라지는 성과를 낼 수 있다”며 “남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비슷하게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차별화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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