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현대차 김동진 부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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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김동진(사진)현대차 부회장이 최근 어려워진 경영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임직원이 새 각오를 가져야 한다는 요지의 글을 사내 인터넷 게시판(오토웨이)에 띄웠다.

김 부회장은 지난 26일 자신이 직접 올린 글에서 "현 경영환경은 환율 급락.내수 침체.유가 폭등.원자재난 등이 사방에서 우리를 옥죄는 최악의 국면이다. 전 임직원이 절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정신 재무장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비상경영 체제를 갖추라는 주문을 한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위기경영의 시나리오를 실행에 옮기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 회장은 특히 "우리는 지금 세계 일류메이커로 올라서느냐, 생존경쟁에서 밀려 벼랑으로 추락하느냐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마른 수건도 다시 짠다는 마음으로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는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특단의 원가절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어 국내 자동차산업이 처한 위기상황을 솔직히 언급했다. 그는"예상치 못한 악재가 겹쳐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는 연초에 예상했던 150만대에 크게 미달한 110만대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라며"내년에는 경기 불황이 더 깊어져 자동차 판매 부진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불과 한달 사이 환율이 80원이나 떨어져 수출마저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어 그동안 이룩한 경영성과가 물거품이 되고 회사의 성장세도 꺾일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김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당초 예상한 내년 사업기준(1050원) 밑으로 이미 떨어져 임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심어 정신 재무장과 원가절감 노력을 강조하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 회장은 최근 어려운 경제상황을 이겨내고 2010년'글로벌 톱5 자동차업체'로 진입하려면 전 임직원이 ▶위기감을 갖고▶의식을 개혁하며▶경영체질을 바꾸는 '3박자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비상경영'을 지시했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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