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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 '왕따 초등생' 보름 만에 숨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같은 반 친구 3명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해오다 아파트에서 투신한 과천 모 초등학교 6학년 宣모(13)군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30일 오전 숨졌다(본지 11월 22일자 27면).

과천경찰서는 가해 학생들이 폭행 사실을 인정함에 따라 폭행 정도와 경위 등에 대한 보강 조사를 벌인 뒤 사법처리 여부와 수위를 결정키로 했다.

한편 宣군은 자신이 괴롭힘을 당했던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한 경위서를 투신하기 한달여 전인 지난 10월 18일 학교측에 제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宣군은 경위서에서 "OOO는 2학기 때부터 재미있다고 때리고, OOO는 1학기부터 선생님한테 혼나면 화풀이로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서 때리고, 방과 후에는 소각장 뒤나 313동 앞에서 매일매일 때리고 부모나 선생님한테 이르면 죽는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OOO는 플라스틱 막대기로 팔이 부러질 때까지 때리기도 하고 매일매일 여러 곳에서 때렸지만 난 엄마 아빠 선생님한테 말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宣군은 "내가 맞는 것을 잘 아는 친구들이 선생님께 말해주지는 못할망정 불쌍하다고 놀렸다"고 밝혀 집단 괴롭힘을 모른 척한 친구들에 대한 아쉬움도 밝혔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宣군의 경위서를 받은 뒤 학생들을 화해시켜 그 뒤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았다"고 밝혔다.

宣군의 가족들은 "수업 중에 '어머니 나 빨리 데려가 주세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남기는 등 가족들에게 구원을 요청했는데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과천=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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