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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감염자 4천여만명 추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가 20년 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전세계적으로 2천여만명이 에이즈로 목숨을 잃었으며 현재 보균자와 환자가 4천여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다음달 1일의 '세계 에이즈의 날'을 앞두고 유엔에이즈퇴치계획(UNAIDS)과 세계보건기구(WHO)가 펴낸 연례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보고서는 올 한해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가 3백여만명에 이르며 5백만명이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면역 바이러스(HIV)에 새로 감염된 것으로 추산돼 에이즈의 확산세가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이즈 감염자의 약 33%는 15~24세의 청소년층이며 성인 사망자 2백40만명 중 여성이 1백10만명으로 집계돼 젊은층과 여성층이 에이즈에 취약한 계층으로 지적됐다.

지난 1년간 5세 미만의 아동 중 58만여명이 에이즈로 사망했고, 80여만명이 새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아프리카.아시아 등의 빈곤국가에서 에이즈 확산 속도가 특히 빠른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환자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동유럽.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에이즈 신규 감염자 수는 전년에 비해 33%나 늘어난 25만여명을 기록했다.

젊은층에서 마약주사를 통한 감염이 증가하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됐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도 올해 3백40만여명이 에이즈에 새로 감염돼 총 감염자 수가 2천8백10만명에 이르렀고 보츠와나를 비롯한 일부 국가는 임산부의 감염률이 30%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백여만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한 아시아에서도 에이즈 감염자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중국.인도.인도네시아 등 인구 대국의 감염자수 통계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 정확한 실태파악이 이뤄지지 못했다.

에이즈 치료약을 구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춘 서구에서도 최근 에이즈 예방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져 마약주사 등에 의한 젊은층의 감염이 증가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보고서는 "통계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완전히 절망적인 것은 아니며 그동안 에이즈 감염비율이 매우 높았던 태국.캄보디아.우간다에서 감염률이 떨어지는 등 희망적인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UNAIDS는 "에이즈 치료 백신이 3단계 실험을 거쳐 최종 실험 단계에 들어가 있지만 백신은 에이즈 바이러스에 대항해 부분적인 치료만 수행할 뿐이므로 아직까지 최선의 퇴치법은 치료보다 예방"이라고 강조했다.

유권하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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