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충주 성심학교 염승주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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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투병 중인 노부모를 돌보며 새벽마다 가로 청소 등 봉사활동을 펼쳐온 청각장애 소년이 있다.

충북 충주시 성심학교 중등부의 염승주(廉承柱.15)군.그는 최근 '자랑스런 충북학생의 표상'으로 선정돼 오는 30일 도교육청으로부터 표창(제2회 충북학생像 성실부문)을 받는다.

廉군은 4세때인 1990년 당한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청력을 잃었다.이 때문에 발음까지 부정확한 언어장애인이 됐다. 廉군의 사고가 난 이듬해 아버지(77)가 중풍으로 쓰러지면서 자궁암으로 투병하던 어머니(67)가 폐품수집으로 생활전선에 나서야 하는 등 廉군의 가정은 불행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불우한 처지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1학년때인 94년부터 귀가하자 마자 어머니를 따라나서 아파트단지를 돌며 폐지와 빈병 등 재활용품 수집을 거들었다.낮에 모은 폐품들을 다음날 팔 수 있도록 분리하느라 밤12시를 넘기기 일쑤였지만 그는 언제나 밝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96년부터는 매일 오전 5시쯤부터 1시간가량 어머니와 함께 시내 연수.봉방.칠금동 일대의 주택가와 시청앞 도로 등에 나가 휴지를 줍는 등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벌여 왔다.

염군은 학교에서도 모범적인 생활로 칭찬을 도맡아 받고 있다.

담임 임영규(林令圭.31)교사는 "평소 책임감이 강해 청소를 맡기면 자기가 맡은 구역은 철저히 한다"며 "성격도 밝아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궂은 일에도 항상 솔선수범한다"고 말했다.

충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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