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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중국인 관광객 잡아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중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관광업계가 팔을 걷어 붙였다.

월드컵 특수를 앞두고 있는 데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발맞춰 자국인의 해외여행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해 중국인들의 해외 나들이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달 1일 실시되는 월드컵 본선 조추첨 결과 사상 최초로 월드컵에 참가하는 중국이 한국에서 예선 세 경기를 치를 경우 월드컵 기간에만 6만명(1억달러 수익 규모)이 넘는 관중이 입국할 것으로 분석됐다.

◇ 지자체=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외국인 전체 입국자의 9.3%인 40만6천여명. 내년에는 6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서울.부산.전주 등 월드컵 개최 10개 도시들은 '차이나 타운' 조성과 편의시설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서울시는 중국인 관광객의 90%가 서울을 거쳐간다는 분석에 따라 ▶중국인이 즐길 만한 음식점▶한옥 숙박지▶다양한 관광상품 등의 개발에 나섰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달부터 중국 전문 여행사와 국내 중국인 유학생 등과 간담회를 갖는 한편 베이징(北京)관광교역전을 크게 확대키로 했다.

인천시는 삼계탕.불고기.한정식 등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잘하는 업소 1백2곳을 월드컵 음식점으로 지정했다. 또 중구 차이나타운 등 관광특구를 활성화하고 도로표지판 등에 중국어를 표기하기로 했다.

내년에 중국인 25만명 유치 목표를 세운 부산시도 동구 초량동에 차이나타운을 조성 중이다. 중국인 전용호텔과 식당에는 예산을 지원하고 관광지 견학 '팸투어'를 실시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중국어판 관광안내 책자 『전라도여유지남(全羅道旅遊指南)』을 5천1백부 발간해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 등 중국 내 여행당국과 업체 등에 배포했다.

전북 전주시는 다가동 파출소 일대 4백여m를 차이나타운으로 만든다는 계획 아래 중국 상징 건축물인 '패루(牌樓)'를 설치하고 홍등을 내걸기로 했다.

또 상가마다 소형 스피커를 달아 중국 전통 민요.노래 등을 방송할 예정이다.

시는 또 내년 초 중국방문단을 구성해 쑤저우(蘇州).상하이.베이징 등을 돌며 관광객 유치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 관광업계=중국에 불고 있는 '한류(韓流)열풍'을 이용한 다양한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 인기연예인의 콘서트 등 스타 마케팅▶골프.카지노 등 부유층을 겨냥한 리치(Rich)마케팅▶여성전용 뷰티 마케팅▶민간단체간 교류인 이웃(Neighbor)마케팅 등 상품도 다양하다.

부산관광협회의 경우 지난 8월부터 중국 허난(河南)성.상하이.지린(吉林)성 등 5개 지역 관광협회와 잇따라 자매결연을 하고 홍보에 나섰다.

한국관광공사 중국팀 한화준(38)과장은 "획일적인 관광상품보다 지자체별로 특색있는 향토관광코스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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