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롯데 스토브리그도 꼴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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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때가 되면 결정됩니다. 코치.신인 선수계약 문제도 한꺼번에 발표합니다."

올시즌 최하위로 마감한 프로야구 롯데가 스토브리그에서도 발걸음이 무척 더디다.

롯데의 느림보 행정은 감독과 코치진 인선작업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롯데 우용득 신임 감독은 지난달 4일 정규시즌이 끝난 지 약 한달이 지난 11월 1일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감독으로 취임했다. 8개 구단의 감독 인사 가운데 가장 늦었다.

상위권 팀은 제외하더라도 기아.LG.SK 등 중하위권 팀들이 발빠르게 시즌 종료 전후로 현 감독을 재신임하고 일찌감치 해외 전지훈련에 돌입한 데 비해 롯데는 벌써 뒤처진 셈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감독의 손발이라 할 수 있는 코치진 구성이 또다시 늦춰지고 있다.

오는 30일 통영에서 선수단의 송년회의 하나인 납회식을 앞두고 27일 현재까지 답이 없다.

다만 전 롯데 감독 출신의 김용희씨가 2군 감독으로 내정된 것을 비롯해 1군 타격.투수코치는 유임, 작전코치에 오대석 전 롯데 코치가 재영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 인선 후 2~3일 안에 발표되리라던 1,2군 코치진은 3주가 넘도록 말만 무성하다.

또 지난 대만 야구월드컵 때도 롯데는 SK와 함께 스카우트 팀을 현지에 파견하지 않았다.

SK는 이미 외국인 선수를 확정한 상태라 정보 입수의 필요성이 없다고 할 수 있으나 롯데로서는 예산 문제 등이 겹쳐 막판에 보류했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결재가 느려지다 보니 인사 관련 줄대기나 루머가 판을 치고 선수단 훈련 등의 차질이 빚어진다는 점이다.

이제라도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늦춰진 롯데 시계의 초침(秒針)을 앞당겨야 할 때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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