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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보고 공부하자는 수목원, 보고 느끼자는 식물원, 쉬고 보자는 휴양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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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다른 게 휴양림이다. 영어로 쓰면 recreation forest. 휴식ㆍ건강ㆍ오락ㆍ치유 등의 목적으로 사람에게 제공된 숲이라면 얼추 맞겠다. 사람이 숲에서 놀 수 있게끔 별도로 마련한 공간인 셈이다. 휴양림이 숙박시설인 통나무집을 운영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증거다.

수목원(arboretum)과 식물원(botanic garden)은 구분이 까다로운 편이다. 식물을 심고 가꾸는 곳이라는 건 같지만, 수목원의 수목은 연구 목적이 우선이고 식물원의 식물은 관상용이 우선이다. 관할 부처로 구분하면 수목원은 산림청 소속이고, 식물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이다. 사립 수목원의 경우 3㏊ 이상, 보유식물 1000종 이상 등의 기준을 통과하면 수목원 허가를 받는다. 한택식물원ㆍ자생식물원이 이름과 달리 수목원으로 구분되는 까닭이다. 산림청에 등록된 전국의 수목원은 현재 31곳이다.

반면 식물원은, 동물원을 떠올리면 된다. 동물을 이용해 구경거리를 제공하면 동물원이고, 식물을 이용하면 식물원이다. 이를 테면 제주도의 여미지식물원은 그 거대한 규모에도 식물원만 될 뿐 수목원은 아니다. 온실이 확장한 개념으로 보면 맞는다.

하여 수목원에서는 사람보다 풀ㆍ꽃ㆍ나무가 더 소중하다. 애완동물을 동반하거나 음식을 먹거나 꽃을 만지는 일은 절대 삼가야 한다. 카메라 삼각대를 못 갖고 들어가는 수목원도 많다. 수목원에서는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을 줄 알아야 한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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