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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휴대전화 커닝] 대학입시 '커닝과의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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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 24일 오전 교육인적자원부 조사관들이 광주시 교육청 회의실에서 취재진의 출입을 통제한 채 시 교육청 관계자들을 불러 수능 부정행위 관련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

휴대전화 커닝과 대리시험 등 수능시험과 관련된 부정행위 사건이 잇따라 터지자 수시모집과 내년 1월 정시모집 등 논술.심층면접 입학시험을 앞둔 대학들이 부정행위 방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수능시험과 달리 각 대학 자체적으로 진행되는 입학시험의 경우 상대적으로 감독이나 단속이 허술하다는 소문이 인터넷이나 학생들 사이에 돌고 있어 대학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대학들이 가장 신경쓰는 것은 휴대전화. 심층면접의 경우 오래전부터 먼저 면접을 한 수험생이 대기 중인 수험생에게 휴대전화를 이용해 무슨 문제가 나왔는지 알려주는 부정행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서울대는 30일 치러지는 수시 2학기 심층면접 시험장에 음성 및 문자메시지 송수신을 막는 휴대전화 전파차단기를 설치키로 했다.

그러나 30m 반경 이내에서 휴대전화 전파 차단기기를 설치하는 것은 전기통신법상 불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대 김완진 입학관리본부장은 24일 "시험 중 휴대전화 사용을 막도록 지도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제한적이고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 사생활 침해 등 위법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역시 전파차단기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홍익대.서강대.동국대 등은 공항에서 사용하는 금속탐지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휴대전화를 소지한 채 수험장에 입실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이미 50여대의 금속탐지기를 임대키로 결정한 홍익대는 27~28일 치러질 수시 2학기 면접에서 휴대전화를 모두 수거한 뒤 금속탐지기로 확인하고, 수험생이 화장실을 다녀올 경우 입실 전에 탐지기 확인 절차를 한번 더 거치도록 했다. 홍익대 입시홍보과 김종욱 과장은 "전파차단기 설치도 고려했으나 논란의 여지가 있어 금속탐지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논술시험은 긴 문장을 보낼 수 없어 휴대전화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불가능한 대신 대리시험 부정이 많을 것으로 보고 각 대학의 수험생 본인확인 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서강대는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는 학생은 사진촬영을 한 뒤 합격하면 본인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또 수험생이 제출한 수험표 사진을 남겨둬 합격시 대조하는 작업을 통해 재차 본인 확인을 할 예정이다.

연세대 역시 논술시험 응시자가 신분증을 가지고 오지 않을 경우 비디오로 수험생의 모습을 촬영해 학생부 사진과 대조하고 재학 중인 고교나 출신고에 본인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은 "학교 시험에서의 부정행위는 학교 공신력의 문제"라면서 "문장을 전송할 수 있는 PDA도 논술의 부정행위에 사용될 수 있어 방지책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민동기.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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