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난관은 포장이었다. 김치에서 탄산가스가 생겨 비닐팩이 부풀어 오르다가 터지는 경우가 생겼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한 끝에 88년 비닐팩 안의 공기를 빼는 진공포장 방법을 개발해 특허를 획득했다. 89년에는 탄산가스 흡수제를 비닐팩 안에 집어넣는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수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포장김치 시장이 안정 단계에 접어든 99년 두산은 김치를 소비자 앞에서 버무려 판매하는 ‘실연 매대’를 도입했다. 직접 보여 주면 품질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99년 1100억원 규모였던 가정용 상품김치 시장은 실연 매대 도입 후 1500여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김치 맛을 더 좋게 하기 위해 3년여간의 연구 끝에 2005년에는 유산균 ‘류코노스톡’ 배양에 성공했다. 류코노스톡 균을 찾아내기 위해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 맛집에서 김치를 얻어 연구했다. 전북 남원의 한 유명 맛집에선 사흘간 꼬박 주방의 궂은일을 도운 후에야 김치를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얻어진 류코노스톡 균은 김치를 시게 하는 산패균의 번식을 억제하고, 아삭하고 시원한 맛을 오랫동안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했다.
2006년 회사가 두산에서 대상FNF로 바뀐 후에도 종가집 브랜드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종가집 김치는 지난해 약 2800만 달러(약 320억원)어치가 중국·일본·유럽에 수출됐다.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