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개장 행사가 성숙한 시민의식에 힘입어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이날 행사는 내년 월드컵 개막식을 미리 치러보는 중요한 연습무대였다.
이에 따라 서울시 등 주최측은 식전 문화행사 진행과 관람객 입.퇴장 등을 개막식 시간대와 동일하게 계획했다. 주변도로 교통 통제나 지하철 단축운행 등도 개막식을 가정해 실시했다.
◇ 돋보인 시민의식=당초 서울시는 6만5천여명이 한꺼번에 귀가길에 오를 경우 지하철역 등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가장 염려했다.
그러나 관람객들은 지하철 역사 내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계단을 막고 에스컬레이터를 한줄로 탑승하도록 한 소방대원과 경찰의 안내를 차분히 따랐다. 지하철역 입구의 인파 속에서도 밀거나 새치기하는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같은 시민들의 태도 덕분에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은 경기가 끝난 뒤 40여분만에 혼잡이 풀렸다. 당초 서울시는 1시간20분 정도는 지나야 혼잡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관람객 대부분은 경기장을 떠날 때 쓰레기를 가져갔다.'문화시민운동 서울시협의회'는 입장시 쓰레기 회수용 장바구니를 무료 배포해 시민들의 노력을 도왔다. 또 경기장 곳곳에서는 자원봉사자 1천2백여명이 좌석 안내 등의 활동을 해 성공적인 행사의 밑거름이 됐다.
서울시 권영규(權寧奎)월드컵추진단장은 "경기 후 1시간이 지나자 장내 쓰레기가 모두 처리될 정도로 훌륭한 시민의식이 발휘됐다"고 말했다.
◇ 드러난 문제점=화장실은 규모가 작고 입구가 좁아 관람객들에게서 가장 큰 원성을 샀다.
대학생 윤승구(26.서울 양천구 신정동)씨는 "좌변기가 막혀 물이 넘치고, 수십분씩 기다려야 할 정도로 시설이 부족해 너무 불편했다"고 말했다.
경기장 주변 버스정류장은 안내시스템이 부족한 데다 노선별 구분이 되지 않아 시민들이 버스를 세워놓고 행선지를 묻느라 우왕좌왕하는 광경도 보였다.
합정역 등 환승역에는 안내요원이 적게 배치돼 혼잡이 심했으며,이날 오후 내내 극심한 정체를 빚은 경기장 외곽의 성산대교.서부간선로 등에 대한 교통대책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김성탁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