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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성 장염…아기 설사 가볍게 보지 말아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0면

바이러스성 장염(腸炎)은 어떤 질환일까.

최근 국립보건원이 경기도 일산 산후조리원 신생아 사망사건의 유력한 원인으로 바이러스성 장염을 지목하면서 이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바이러스성 장염이란 로타 바이러스나 아스트로 바이러스 등 바이러스가 젖을 먹이는 과정에서 아기들의 입을 통해 장으로 침투해 생기는 감염질환. 대장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므로 처음엔 열이 나고 토하면서 보채다가 1~2일 후 본격적인 설사가 나타난다.

예방을 위해선 아기를 돌보는 사람의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중요한 것은 젖을 먹일 때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는 것. 자신이 용변을 본 뒤나 설사를 하는 다른 아기들의 대변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손에 묻은 바이러스가 무고한 아기의 입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아기들의 설사를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

아기들은 성인과 달리 서너 차례의 설사만으로 탈수증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의대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김동수 교수는 "탈수증이 심해지면 혈액이 산성을 띠게 되고 이것은 뇌 속 호흡 중추를 억제해 아기들이 숨을 못쉬고 죽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성 장염 자체보다 이로 인한 탈수증이 사망의 원인이란 설명이다. 이번에 사망한 신생아들도 체중의 4분의 1 가량이 줄어들 정도로 심한 탈수증을 보였다.

그러나 바이러스성 장염에 걸려도 일찍 병원에 가 링거 공급 등 치료를 하게 되면 대부분 별다른 후유증 없이 완치된다.

일반적인 설사약은 도움이 안된다. 세균이 아닌 바이러스가 원인이므로 설사약에 포함된 항생제는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많은 산후조리원이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

김교수는 "산후조리원에 근무하는 직원은 결핵.간염.장염 등이 있는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아기들에게 설사 등 감염이 의심되는 증세가 발생하면 지체없이 가까운 병.의원으로 아기들을 옮길 수 있도록 산후조리원과 병.의원간 연계 체제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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