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당총재 사퇴] 反李연대 행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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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주당 내부에 '반(反)이인제' 연대기류가 뚜렷해지고 있다. 한화갑(韓和甲).김근태 고문을 중심으로 한 쇄신그룹과 노무현(盧武鉉)고문이 반이(反李)진영의 두 축을 형성하고 있다.

韓고문은 김근태.정동영(鄭東泳).김원기(金元基).정대철(鄭大哲)고문과 8일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 모여 향후 지도체제 문제 등을 논의했다. 회동에선 복잡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전당대회 시기 및 당권.대권 분리문제에 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 중 전당대회 문제에 대해 언급을 피해온 김근태 고문은 9일 "내년 1월에 총재 및 새 지도부를 뽑고 대통령후보를 선출할 전당대회는 따로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韓고문이 주장해온 '1월 전대', '당권.대권 분리(2단계 전당대회)'와 같은 내용이다. 그래서 8일 모임에서 상당한 의견조율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정동영 고문도 같은 의견이다.

이와 별도로 노무현 고문은 9일 이인제 고문을 공격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대구 후원회 행사에서 "민주당 내에 분열주의에 입각해 대선구도를 짜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호남.충청 단결을 통한 영남 포위 구상이 그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들 이인제 고문을 겨냥한 발언으로 받아들였다. 盧고문은 "(영남 포위 전략은)승리할 수도 없는 전략일 뿐 아니라 분열주의에 기초한 것으로 시대의 요구를 역행하려는 발상"이라고도 했다.

쇄신그룹 내부에서는 ▶내년 1월 전당대회에서 韓고문의 대권 포기를 전제로 韓고문을 밀어 개혁파가 당권을 먼저 쥔 뒤▶후보를 선출할 전당대회까지 각 주자들이 각개약진하고▶결선에서 개혁파 후보끼리 연대한다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강민석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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