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루이나이웨이-창하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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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뚫느냐, 갇히느냐, 그게문제

제6보 (91~105)=91부터 창하오9단은 필사의 탈출을 시작했다. 그러나 추격하는 루이9단도 필사적인 건 마찬가지다. 우변쪽 대마를 먼저 죽인 처지라 이 흑을 놓치면 지는 바둑인 것이다.

우변이 살면 크게 우세한 루이9단이 그걸 마다하고 이같은 생사를 건 모험을 전개하자 검토실에선 "어차피 백이 좋으니까 그랬겠지"하는 반응이었다. 대 사석작전을 전개해 이 백을 모두 놓고 잡게 하면 외곽의 백집이 커져 백이 이긴다는 얘기다.

하지만 사태는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우선 93에서 백은 '참고도1'처럼 끊어야 하는데 그게 안된다. 5로 젖히는 수가 성립되면 끝장인데 흑에도 10으로 두는 절묘한 수순이 준비돼 있는 것이다(백이 먼저 10을 선수하면 흑A로 그만).

또 '참고도2'처럼 뻗는 것도 흑6의 끼움수가 있어 역시 백이 안된다. 94는 최선의 수. 그러나 100이 대 악수다. '가'에 두어 선수하는 것이 훨씬 낫다. 100의 실수를 비웃듯 창하오9단은 103, 105의 기막힌 맥점을 던지고 나섰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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