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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 IT + 글로벌 금융 ‘일석 삼조’동남아 펀드 튀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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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그늘에 묻혀 있던 동남아시아 펀드가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주식이 오르고 있는 데다 원자재 가격까지 강세를 보이며 해외 주식형 펀드 중 눈에 띄는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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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1.6%로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3.4%)을 크게 웃돈다. 펀드별로는 ‘신한BNPP 봉쥬르동남아시아’의 3개월 수익률이 14.2%로 가장 높았다. 펀드 규모가 가장 큰 ‘NH-CA 베트남아세안플러스’의 수익률도 10.4%였다.

동남아 펀드의 순항은 세계 경기 회복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의 덕이 컸다. 올 1분기 철강 가격이 42.4% 오른 것을 비롯해 니켈(34.9%)·휘발유(12.5%)·플래티늄(12.1%) 등 주요 원자재 값이 크게 올랐다. 그 덕에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이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좋다. 동남아 펀드(설정액 100억원 이상의 모펀드 기준)의 국가별 비중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이 각각 27% 정도. 최근에는 국가 규모와 증시 시가총액을 고려해 인도네시아의 편입비를 높이는 펀드가 늘고 있다.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가 “가라앉는 러시아 대신 인도네시아를 주목해야 한다”며 ‘빅스(BIICs)’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인도네시아 경제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증시는 과열이 우려될 정도로 급등했다. 지난해 저점(1245포인트)에 비해 130% 이상 올랐고, 올해도 17.3% 올랐다. 팜유와 바이오 연료 등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농산물 수출의 확대, 2억5000만 명의 인구를 기반으로 한 내수시장도 든든한 힘이다. 투자 분위기도 개선됐다.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 1월 신용등급을 투자 가능등급보다 한 단계 아래인 BB+로 올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3월 신용등급을 BB로 상향 조정했다. 아직 투자부적격 단계이긴 하지만 분위기는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 하나대투증권 임세찬 연구원은 “주가 급등에 따른 단기적인 부담감은 있지만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도 이어지고 있어 주가가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 펀드는 편입된 개별 국가의 특성으로 인해 원자재(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는 물론 정보기술(IT)과 글로벌 금융(싱가포르)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펀드별 각 국가의 투자 비중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기대한다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비중이 큰 ‘신한BNPP봉쥬르동남아시아’(57.6%)나 ‘푸르덴셜동남아시아’(52.1%)를 고려해볼 만하다. 세계 경기 회복세 등을 감안해 IT와 금융에 투자하려면 싱가포르 비중이 큰 ‘JP모간아세안’(51.3%)이나 ‘피델리티아세안’(42.1%) 펀드가 장점이 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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