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부동맹 공중지원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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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28일로 4주째에 접어들면서 아프가니스탄 반군인 북부동맹의 탈레반군에 대한 공세가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

미국이 탈레반군에 대한 공중폭격 지역을 확대해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북부동맹에 대한 공중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 적극공세로 전환=외신들에 따르면 북부동맹은 현재 탈레반 정권 붕괴 이후의 거국정부 구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 북부의 마자르 이 샤리프와 수도 카불 등 전략거점을 되도록 빨리 장악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때마침 미군기들이 28일부터 타지키스탄에 인접한 동북부의 탈레반 거점을 처음으로 폭격해 북부동맹에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이날 오후 수도 카불 북부에 위치한 바그람 공군기지로 이어지는 주도로에도 폭격을 가해 이곳에 진출한 북부동맹의 지상작전을 본격 지원했다.

북부동맹 지휘부는 29일 특별 작전회의를 열어 "2~3일 안에 마자르 이 샤리프를 포함해 탈레반군 장악지역에 대한 대규모 공세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북부동맹의 산하조직인 연합전선(UF)은 아프가니스탄 서부 헤라트주의 대부분을 탈환했다고 이란 관영 IRNA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UF가 지난 26일부터 헤라트주 탈환작전에 나서 이제까지 나시르 아와르, 살라메 등 주요 지역을 대거 탈레반에게서 되찾았다"고 전했다.

◇ 주요 전선에선 아직 고전=북부동맹은 일부 전선에서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전략요충지인 마자르 이 샤리프와 카불 인근 전선에서는 별다른 전과를 올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자르 이 샤리프는 북부지역의 핵심 전략도시로 이 도시의 탈환은 북부지역에서 탈레반 세력을 붕괴시키는 것과 같은 파급효과를 지닐 만큼 중요하다.

그러나 군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대적인 지원 없이는 북부동맹이 이 도시들을 점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기관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한 북부동맹군이 소련제 탱크와 대포로 중무장한 탈레반의 진지를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조직면에서도 강력한 지휘권하에 전투를 수행 중인 탈레반군에 비해 7개 부족의 연합군으로 구성된 북부동맹군은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권하 기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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