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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에 고통 받더라도 죄 인정하는 사람에게 기회온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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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호 31면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송풍호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의 사랑과 인간의 사랑이 다릅니다.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자 공의의 하나님입니다. 지금 시대는 공의로운 하나님이 사라진 시대입니다.” 신인섭 기자

셰익스피어는 말했다. “어떤 이들은 죄로 말미암아 일어서고 어떤 이들은 덕행으로 말미암아 추락한다.” 역설적으로 이 말은 영적인 세계에도 적용될 수 있다. 회개의 과정을 거친다면 죄는 구원에 이르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자만심을 부추기는 덕행은 구원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영혼의 리더<45> 그리스도의편지교회 송풍호 목사

그리스도의편지교회의 송풍호(55·사진) 목사는 철저한 죄의 회개를 요구하는 목회자다. 3주 전 이 교회 신도 두 명이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들은 송풍호 목사에 대해 이렇게 증언한다. “송 목사님을 뵙고 ‘이분은 정말 하나님을 믿는 분이시구나. 정말 하나님을 믿는 것은 이분처럼 믿는 거구나’라고 생각했다.”(이은식 목사) “나는 교회 바깥에 있을 때 기성 교인들을 보고 많이 질책했던 대표적 사람 중 하나였다. 송 목사의 도움으로 막상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며 내 자아가 얼마나 질긴지 알게 됐다.”(장진한 목사)

그리스도의편지교회(구 분당침례교회)는 1992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서 창립됐다. 교회 이름은 고린도후서 3장 3절(“너희는 우리로 말미암아 나타난 그리스도의 편지니 이는 먹으로 쓴 것이 아니요 오직 살아 계신 하나님의 영으로 쓴 것이며 또 돌판에 쓴 것이 아니요 오직 육의 마음판에 쓴 것이라”)에서 따왔다.

아이 달라진 유치원 운영으로 유명
이 교회는 창립 초기부터 어린이의 신앙 교육을 강조했다. 95년 분당어린이선교원을 개원했으며 2001년 4월 용인시 수지로 교회가 이전할 때 어린이 교육 용도에 맞게 교회를 건축했다. 그리스도의편지교회는 인성 교육 중심의 유·초·중·고 대안학교인 ‘한밀숲학교’의 개교를 앞두고 있다. ‘한밀숲학교’는 자연생태 체험과 신앙 교육을 바탕으로 ‘희생하는 리더십, 글로벌 리더십’을 육성할 것이다. 그리스도의편지교회는 한밀숲학교 설립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2월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으로 이전했다.

송 목사는 수도침례신학교(학사), 침례신학대학 목회대학원(석사)에서 공부했다. 92년 그리스도의편지교회 담임목사가 되기 전에는 서울침례교회 전도사, 여의도침례교회 교육목사로 일했다. 그리스도의편지교회에서 송풍호 목사를 6일에 만났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그리스도의편지교회는 어떤 교회입니까.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가 되고자 하는 교회입니다. 92년 교회가 창립해 잘 성장했고 좋은 교회라는 소문도 났습니다. 하지만 우리 교회가 진짜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인가 하는 의문이 생겼어요. 성경은 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요 우리는 교회라는 몸의 각 지체라고 말합니다. 3년이 지났을 때 ‘우리 교회는 성경에서 말하는 그런 교회가 아닙니다’라고 선포했습니다.”

-무엇이 문제였습니까.
“예수님을 믿어 죄를 용서받고 영생을 얻고 천국에 가는… 이런 이야기는 다들 반가워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우리의 주인으로 고백하면 그분의 말씀을 듣고 순종해야 합니다. 예수님이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하시는 것처럼 예수님은 모든 면에서 우리의 주인이 돼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주님의 뜻과는 전혀 무관한 삶을 살기도 합니다. 죄책감이나 부담감도 없이 말이죠. 죄를 인식하지도 않은 채 용서받았다고 단정해 버리기 때문에 주변으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는 거죠. 이런 문제를 제기하자 신도의 반 정도가 교회를 떠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신도 수가 약 100명에 불과합니다. 그런 와중에 저희 부부가 지방에 내려가다 척추가 부서지는 교통사고가 있었습니다. 사고 이후에는 떠나간 사람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전인 교육 추구하는 ‘한밀숲학교’ 인가 받아
-죄책감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주님의 말씀 앞에서 내가 부인된 상태였나 아니면 내 이성과 의지 속에서 어떤 일을 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를 자문해야 합니다. 나를 부인하지 않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주님을 대적하는 것, 주님의 말씀에 불순종하는 것입니다. 내가 부인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면 그때부터는 주님 앞에서 죄책감이 생기죠. 죄책감 속에서 내가 불순종했다는 것, 거역했다는 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회개에 이르게 됩니다. 반복해서 불순종하는 자신을 바라보면 너무 고통스러워서 살고 싶지 않을 정도로 괴롭게 됩니다. 그러면 회개가 일어납니다. 반복되는 죄에 대해 회개를 중단하지 않는 것은 주님 앞에서 자신을 볼 때만 가능합니다. 주님 앞에서 자신을 바른 방향으로 돌이킬 때 진정한 자유가 있습니다. 혹 돌이키지 않더라도 못 돌이키는 자신을 보고 주님 앞에서 굴복하고 ‘주님 저는 이렇게 연약한 자입니다’라고 고백하며 사는 게 신앙이라고 믿습니다. 죄책감 때문에 평생을 고통스럽게 살아도 죄를 인정하는 사람은 기회가 올 겁니다. 주님께서 불쌍히 여기시고 거룩한 삶으로 나가는 방향으로 인도해 주십니다. 죄는 회개해야 하고 회개하지 않으면 벌을 받습니다. 벌도 사랑입니다.”

-교회가 참 모습을 찾았습니까.
“한 사람 한 사람 예수님이 주님이라고 고백하니까 교회가 새롭게 세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죄인이라는 것을 고백하면 용서받지 못할 죄는 한 가지도 없습니다. 주님의 음성을 듣고 응답하거나, 응답하지 못하면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반응이 교회 안에서 일어났습니다. 예수님은 성경 속에만 계신 분이 아니고 살아계신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와 직접 교류하십니다. 성경을 통해서 말씀하시고 개인의 삶 속에서도 말씀하십니다. 깨어 있는 그리스도인, 영적인 교감이 일어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주님이 말씀하십니다.”

-어떤 계기로 유치원 교육에 착수했습니까.
“수지로 교회를 옮기면서 유치원을 설립할 수 있게 건물을 지었어요. 그렇게 한 이유가 있습니다. 죄라는 것을 발견하고 회개하고 용서받게 되면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만이 우리의 삶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마태복음 28장 19~20절을 보면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라고 말이죠. 여기서 문제는 우리가 가르침을 받는데 가르침을 지키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가르칠 내용은 성경에 나와 있으나 가르침이 지켜지는지 확인하는 것은 가르치는 것보다 열 배나 더 큰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자기 주장이 분명한 어른을 돌이키는 것은 잘 안 되더군요. 어릴 때부터 가르침이 실제로 삶 속에서 지켜질 때까지 훈련시키는 작업을 우리가 꾸준히 해보자는 게 유치원 교육을 시작한 취지였습니다.”

,b>자기를 부인해야 ‘밀알’ 될 수 있어
-초·중·고 교육까지 준비한 이유가 있습니까.
“우리 교회 선교원의 유치원 교육이 주변에서 소문이 나기 시작했어요. 이 선교원에 가기만 하면 애들이 바뀐다는 것을 학부모들이 인정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가르침을 실제로 삶 속에서 적용하고 즐길 수 있게 훈련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 원생들은 나이 어린 학생들이지만 질서를 잘 지키며 자신이 속한 환경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를 몸에 익혀 알고 있습니다. 초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우리 선교원 출신은 다르죠. 그래서 학부모들이 초등학교 과정까지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런 중에 자신의 재산을 내놓고 학교 교육에 동참하겠다는 분들이 나와 7~8년 전부터 학교부지를 찾아보기 시작했고 2년 전에 금어리에 28만 평 부지를 구입하게 됐어요. 2년 동안 학교 설립허가를 받고 설계하고 지금 개교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선교 유치원을 10여 년 운영하면서 하나님이 교회를 세우신 것을 경험했기에 새 학교 역시 세워질 것으로 믿고 우리 교회는 순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가 안 세워져도 좋지만 이 신앙만큼은 결단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새 학교 이름은 어떻게 지었습니까.
“요한복음 12장 24절(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의 말씀에서 따왔습니다. 밀알처럼 되려고 하지 않는 자신을 뉘우치는 과정을 통해 교회 사람들이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한 가족으로 그리스도의 몸을 이뤄가며 살아가는 교회가 됐습니다. 자기 자신을 부인하지 않으면 결코 살아갈 수도 교회를 이룰 수도 학교를 세울 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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