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파노라마] 인사동 골목길 탐험 떠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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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변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만은 추억과 전통이 서려 있는 장소가 점점 사라지는 것은 늘 안타깝다.인사동 골목길도 바로 그런 곳이다.

인사동 가꾸기에 앞장서온 시민단체 '도시연대'는 오는 28일 오후 1~5시 인사동 골목길 축제를 연다.

◇ 추억의 골목길=학고재 골목에 있는 음식점들은 30년 넘은 곳이 많다. '선천'은 학자들과 문인들의 단골집이었고, '사천'은 화가나 음악가들이 자주 찾았다고 한다.

사찰음식을 하는 '산촌'이 있는 골목엔 돌에 큰 홈을 파 물을 담아두던 물확이 여러개 있다. 장수를 기원하며 물확에 새긴 거북이 문양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인사동 네거리~음식점 '툇마루' 길에 있는 구멍가게는 35년간 24시간 문을 열어두고 있으니 편의점의 원조인 셈이다. 간판도 없는 이곳은 '인사동 파출소'로도 불린다. 밤마다 거리에 쓰러진 취객들을 경찰에 신고해 왔기 때문이다.경찰은 아예 이 가게에는 신고용 직통벨을 설치했다.

경인미술관 뒷골목엔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났다. 조용한데다 정갈한 음식이 나오는 한식집이 많아 결혼전 양가 부모 상견례가 특히 많다는 것이 상인들의 얘기다. 이밖에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1970~80년대풍 인테리어를 한 찻집과 카페들이 정겹다.

◇ 골목길 축제=골목 탐험부터 시작해보자. 28일 산천 골목,학고재 골목, 사동면옥 골목 등의 바닥엔 노란 천이 깔린다. 이 천을 따라가기만 하면 인사동 골목에 관한 추억 여행을 할 수 잇다. 골목길 주요 지점에는 길에 얽힌 일화.특징 등을 적은 설명서가 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안내도 해준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대성그룹 앞에서 열리는 거리 미술전을 빼놓을 수 없다. 대형 광목천에 물감과 페인트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인사동의 어제와 오늘에 관한 밑그림이 그려져 있어 누구나 부담없이 참가할 수 있다. 소원을 적은 종이를 솟대에 붙이는 설치 미술전도 열린다.

행사 참가나 관람은 무료다. 02-332-6044.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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