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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반대만 하는 당 되진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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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뒤 손을 들어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그는 이날 다양한 계파에서 표를 얻었다. [안성식 기자]

민주당은 7일 의원총회를 열어 재선의 박지원(68·전남 목포)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이 나오지 않아 1, 2위를 대상으로 한 2차 투표에서 박 의원은 49표를 얻어 강봉균 의원(31표)을 눌렀다. 박 의원은 1차 투표에서도 34표로 1위였다. 강 의원은 17표, 김부겸·박병석·이석현 의원이 각각 16표, 10표, 5표를 얻었다.

박 의원은 당선 직후 “당 개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장소는 국회”라며 “필요할 때는 장외투쟁하겠지만 의정활동이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 반대만 하는 민주당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많은 의원이 당내 소통과 지역구도 타파를 원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지방선거, 총선, 대선에서도 장담할 수 없다”며 당헌·당규 개정을 제안했다. ▶현재 따로 실시하는 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을 함께 치러 최고위원 1위 당선자가 대표가 되도록 바꾸고 ▶영남·강원·충청·제주 등 지역별로 최고위원을 둘 수 있게 하자는 것 등이다. “그렇게 되면 비주류의 목소리가 더 반영되고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지지율도 올릴 수 있다”고 박 의원은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헌·당규 개정에 대해 정세균 대표와 교감이 있었나.

“전혀 없었다. 예를 들면 추미애 의원이 (대표) 경선에 임했다가 낙선한 다음엔 (최고위원도 될 수 없어) 전혀 당에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게 비주류의 불만이다. 집권하려면 지역주의 구도도 타파해야 한다.”

-대여 관계는 어떻게 할 건가.

“4대강·세종시·천안함·스폰서 검사·민생 문제 등 현안이 많다. 이른 시일 내 원내대표단을 구성해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만나 모든 것을 국회 내에서 토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5월 국회도 소집될 수 있도록 하겠다.”

-호남 출신이라 ‘호남정당’ 색채가 짙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보다 더 전국 정당이다. 지역 문제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수석부대표로 삼겠다.”

박 의원은 ‘재선’으로 3, 4선인 다른 후보들을 눌렀다. ‘영원한 DJ(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란 별명을 지닌 그는 다양한 계파에서 표를 얻었다. 이는 청와대 비서실장 등의 경험에서 얻은 노련미,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도덕적 문제를 공개해 그를 낙마시킨 정보력 등을 인정받은 데다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의원들을 공략했기 때문이다. 경선 1차 투표에선 ‘박지원 대 김부겸의 대결’이 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재경부 장관을 지낸 강봉균 의원이 2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세 번째로 원내대표에 도전한 김부겸 의원은 ‘첫 영남 출신 민주당 원내대표’를, 박병석 의원은 ‘첫 충청권 출신 원내대표’를 강조했으나 민주당은 결국 호남 출신을 선택했다.

한나라당 김무성(59) 원내대표는 박지원 신임 원내대표를 사석에서 ‘형님’이라 부른다. 김 원내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 비서 출신이다. 상도동·동교동계 출신이 여야 원내사령탑으로 국회 운영을 맡게 됐다.

글=백일현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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