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삼성 5차전 필승 다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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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예상했던 그대로다. 그러나 입장은 정반대다.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한국시리즈 5차전에 삼성과 두산이 최고의 카드를 꺼냈다. 두팀은 5차전 선발투수로 임창용(25.삼성)과 구자운(21.두산)을 기용한다. 지난 2차전 이후 꼭 5일 만의 재격돌이다. 당시 1승을 업은 임선수와 1패 뒤 승부수를 던진 구선수는 승패없이 물러났다. 1승3패로 몰린 삼성은 임선수의 부활에 목숨을 걸고 두산은 팀선발 중 최고 구위를 갖춘 구선수에게 끝내기를 맡긴 셈이다.

◇ 신예의 판정승

지난 22일 대구 2차전에서 구선수가 근소한 판정승을 거뒀다. 프로 3년생 구선수는 후속 투수의 실점으로 승리를 놓쳤으나 5이닝 동안 4안타, 2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승리 요건을 갖췄다. 지난 시리즈 1~4차전 동안 선발투수로서 5이닝을 버틴 것은 구선수가 유일하다.

그러나 임선수는 4와3분의2이닝 동안 6안타 4실점으로 5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임선수는 평소 최고 구속에 못미치는 직구 스피드에다 완만한 변화구로 집중타를 허용했다.5차전은 임선수로서는 자존심을 건 설욕전인 셈이다.

◇ 천금같은 1승

두선수 모두 아직 한국시리즈에서 승리가 없다. 이번에 자신의 첫승을 따낸다면 그 의미나 가치는 셀 수 없을 정도다. 삼성에는 기사회생을, 두산에는 한국시리즈 3회 우승의 위업을 선물하게 된다.

특히 '창용불패'신화를 낳았던 임선수는 이제 '지지 않는다'는 소극적인 명예보다는 무조건 승리를 거둬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남은 경기에서도 마무리.중간계투를 가리지 않고 나서야 하는 투혼까지 바쳐야 한다.

구선수에게도 욕심이 있다. 잦은 부상으로 정규시즌 13경기에서 6승, 방어율 4.80으로 가능성만 확인했던 구선수가 마지막 승리를 따낸다면 배짱과 실력을 갖춘 대형 투수의 재목임을 부각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 변수

5차전은 정신력의 싸움이다. 도전자로 입장이 바뀐 삼성은 부담감을 떨치고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느냐에 성공 열쇠가 달린 반면 두산은 심재학·홍원기 등 주전 선수의 부상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굳히기의 관건이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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