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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공연 테러 불똥… 공연계획 취소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5면

미국 테러참사 이후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고 연주자.프로그램이 바뀌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항공기 테러로 아티스트들이 해외 연주여행을 꺼리기 때문이다.폴 매카트니.마돈나.봅 딜런.재닛 잭슨.리치 블랙모어 등 팝스타들은 물론 유명 클래식 연주자들도 연주 계획을 대거 취소했다.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와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 부부는 테러 참사 후 9일 만에 이번 시즌의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의 연주계약을 전면 취소했다.

알라냐 부부가 취소한 공연에는 테러 희생자를 돕기 위한 갈라 콘서트도 포함돼 있었다('라보엠'공연은 게오르규 대신 소프라노 홍혜경이 출연할 예정이다).

베를린필은 뉴욕 카네기홀 공연에서 말러의 교향곡 제7번을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과 제6번으로 바꿨다. 줄리아니 뉴욕 시장은 카네기홀 공연을 거부하지 않은 베를린필 단원들의 용기있는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지만 프로그램 변경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단원 중 이탈자가 있었음에 분명하다.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는 지난달 시즌 개막공연의 지휘자.협연자를 모두 교체해야만 했다.

에사 페카 살로넨(LA필하모닉 음악감독)과 유대계 미국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이 공연 취소를 통보해온 것.지휘자 예프게니 스베틀라노프와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시프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는 런던필과의 협연을 각각 취소했다.

음악평론가 노먼 레브레트는 데일리 텔리그라프에 기고한 칼럼'용기를 보여주어야 할 때'에서 연주여행을 취소하는 음악가들을 비난하고 나섰다. 공연 취소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예술가의 본분을 저버린 처사라는 것.

2차대전 중 독일군의 공습이 계속되는 가운데도 피아니스트 미라 헤스는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런치 타임 콘서트를 계속했고, 지휘자 헨리 우드는 프롬스축제를 계속했다.

국내의 경우 메조소프라노 제니퍼 라모어,첼리스트 니나 코토바의 내한공연이 취소됐고 오는 27~28일 서울.부산 공연이 예정돼 있던 팝그룹'이글스'는 공연을 12월로 연기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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