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김병현 이틀연속 '구원 빅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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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면 안된다. 이것저것 재서 던지기보다는 정면 승부를 마다 않겠다."

'핵 잠수함' 김병현(22.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마침내 '가을의 고전'에 초대됐다.

김선수는 22일(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5차전에서 3-2로 앞선 8회말 등판,2이닝 동안 무안타.무실점의 호투로 이틀 연속 세이브를 올리며 팀을 월드시리즈에 진출시켰다.

1998년 창단한 다이아몬드백스는 김선수의 호투에 힘입어 창단 4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한편 뉴욕 양키스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4차전에서 시애틀 매리너스를 3-1로 제압, 월드시리즈 진출에 1승을 남겼다.

◇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4승1패) 3-2 애틀랜타 브레이브스(1승4패)

역시 김병현은 '승리의 방정식'에서 빠질 수 없는 변수였다.

다이아몬드백스가 4회초 1사 1.2루에서 대니 바티스타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고, 브레이브스도 4회말 훌리오 프랑코의 우월 1점홈런으로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다이아몬드백스가 5회초 2사 1루에서 대타 애루비엘 두라조의 좌월 2점 홈런으로 3-1로 다시 앞서자 브레이브스는 7회말 프랑코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3-2의 긴박한 상황, 이때 다이아몬드백스 밥 브렌리 감독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좌완투수 랜디 존슨을 내려보내고 '김병현 카드'를 꺼내들었다.

7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뽑으며 7안타.2실점한 선발 랜디 존슨의 구위가 떨어졌다는 것보다는 브렌리 감독이 김선수에 대해 확실한 믿음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김선수는 공격적 피칭으로 브레이브스 타선을 압도했다.8회말 세 명의 타자를 범타로 처리한 김선수는 9회말도 볼넷 하나만을 내준 채 삼진 2개를 곁들이며 틀어막아 감독의 신뢰에 화답했다.

이로써 김선수는 디비전시리즈를 포함, 포스트시즌에서 네 경기에 등판해 6과3분의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방어율 0'을 기록하며 3세이브를 올려 존재를 분명히 각인시켰다.

◇ 뉴욕 양키스(3승1패) 3-1 시애틀 매리너스(1승3패)

마무리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다.

0의 행진이 계속된 가운데 매리너스가 8회초 브렛 분이 홈런을 쏘아올리자 양키스는 8회말 버니 윌리엄스의 동점 우월 홈런으로 균형을 이뤘다.

양 팀은 마지막회에서 초특급 마무리를 긴급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양키스는 포스트시즌에서만 23세이브를 거둔 마리아노 리베라를 내보냈고 매리너스는 '대마신' 사사키 가즈히로를 마무리로 등판시켰다.

리베라는 공 3개만으로 9회초를 막아냈지만 사사키는 9회말 1사 후 알폰소 소리아노에게 우월 2점 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떨궈야만 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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