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파이낸셜 플래너라 불러 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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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보험 아줌마 대신 파이낸셜 플래너로 불러주세요."

최근 생명보험사들의 보험 모집인을 파이낸셜 플래너(FP)나 파이낸셜 컨설턴트(FC), 프로페셔널 어드바이저(PA)로 명칭을 정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명칭 변경은 지금까지 생보사의 주력상품이 연고에 의한 저축보험 판매에서 맞춤형 종신보험상품 판매로 취급상품이 달라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들 이름은 금융 전문가라는 의미로 고객의 금융자산에 대한 설계까지 책임진다는 업무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대한생명은 고졸 이상 학력에 입사 7개월 이상된 일반 설계사 중에서 나이 30~45세, 3개월 평균소득이 1백50만원 이상인 모집인을 대상으로 FP를 선발하고 있다.

선발은 지점장의 추천을 받아 지역본부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지난 7월부터 FP센터를 28개에서 두배로 확대개편 했다.

알리안츠제일생명은 지난 8월말 PA출범 선언식을 갖고 PA를 수시로 채용하기로 했다. PA자격은 대졸 이상, 30~34세 이상의 남자로 보험업계를 제외한 분야에서 직장경력이 2년 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알리안츠 제일생명 관계자는 "보험 및 금융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전문가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이같은 이름을 붙히게 된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일반 보험 설계사 중에서 지점장의 추천을 받아 FC센터에서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3개월간 세무.보험.주식.채권.부동산.상속 등 재테크분야에 대한 이론교육을 받는다.

교보생명은 FP와 FC로 나눠 양성한다. FC가 FP보다 심화된 교육과정을 거친다.특히 FC의 경우 박사.교수.장교.기업간부 출신 등으로 채워진다.

흥국생명은 대졸 이상, 30대 기혼남자로 직장경력 2년 이상인 자를 FP로 선발하고 있다.

이같은 보험모집인의 전문화 추세와 병행해 고소득을 올리는 모집인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집계에 따르면 올 7월말 현재 월평균 소득이 1천만원을 넘는 '부자 보험인'이 전국에 생명보험 1천3백94명, 손해보험 51명 등 1천4백45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체 모집인의 46%는 한달에 1백만원 수입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부자 보험모집인은 외환위기 직후인 99년에는 4백95명이었으나 경기 회복과 함께 지난 해에는 1천4백6명으로 3배 가까이로 늘었다가 올 들어 증가세가 다소 주춤해 졌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고소득화 현상에 대해 "보험모집업이 점차 전문직종으로 정착돼 가고 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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