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49% "존경할 만한 사람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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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중앙일보가 면접조사를 한 초.중.고교생 3백4명 중 49%는 우리 사회에 존경할 만한 사람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사회 전반의 가치관이 변했고(37%), 어른들이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해(28%)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젊은이들이 되바라지고(7%), 어른들의 비리가 심해서(7%)라는 응답도 있었다.

'존경한다'에 비해 '좋아한다'는 비율은 전반적으로 높았다. 부모.교사는 보편적인 '어른'과는 거리감이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어머니를 좋아하는 정도를 묻는 질문에 조사 대상 청소년 66%가 매우 좋아한다고 했다. 아버지는 57%, 교사는 23%가 매우 좋아한다고 답했다.

교사와의 관계가 매우 좋다는 고교생은 10%뿐. 아버지와 관계가 아주 좋다는 응답은 초.중.고생 각각 68%, 35%, 20%로 나이가 들수록 안좋아졌다. 마음 속 이야기는 친구(52%)와 가장 자주 나눴다. 어머니(24%)가 그 다음이었고 아버지는 6%,교사는 1%에 그쳤다.

청소년들은 부모들이 귀찮게 간섭하거나(40%), 다른 아이와 비교하고(31%), 고함을 치며(30%),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27%)고 주장했다.

청소년들은 연예인(12%).교사(11%).의사(6%).운동선수(6%) 등이 되고 싶다고 응답했다.

우리 나라에서 태어난 게 매우 자랑스럽다는 응답은 28%. 초등학생은 53%나 됐지만 중.고생은 19%에 그쳤다. 매우 행복하다는 대답도 중.고생은 18%, 19%에 불과했다.

중학생의 24%가 가출한 적이 있거나 가출 충동을 자주 느끼는 편이라고 답했으며 23%는 자살충동을 자주 느낀다고 답했다. 학교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청소년은 32%. 고교생의 46%가 불만족했다. 학급에서 수업을 열심히 듣는 학생의 비율이 20%도 안된다는 응답이 25%에 달했다. 고교생의 경우는 33%나 됐다.

학급의 80% 이상이 열심히 듣는다는 응답은 평균 7%. 중.고생은 3%에 그쳤다.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얻는 것으로 친구(61%)를 가장 먼저 꼽았다. 그 다음이 지식(31%)이었다. 인성(8%)이나 특기.재능(10%)을 얻거나 진로를 선정한다(2%)는 응답은 적었다. 학교에서 얻는 것이 없다는 응답도 7%였다. 학교 가는 게 시간낭비라는 응답은 29%였다.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소외돼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청소년은 16%.

성적이 살아가는 데 별로 중요하지 않다(평균 39%)고 생각하는 비율은 중학생이 47%로 가장 높았다. 공부를 못해도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평균 74%)고 생각하는 비율 역시 중학생이 82%로 가장 높았다.

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은 53%나 됐다. 고교생의 경우 64%에 달했다. 정직하면 살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43%.

초등학생의 18%가 음주 경험이 있었고, 흡연 경험도 4%가 있다고 답했다. 전체 학생의 술.흡연 경험은 각각 47%.23%. 무단 결석 경험은 12%, 무단 조퇴 경험은 14%였다.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 선생님의 실력을 묻자 제일 많은 37%가 학교 선생님 손을 들어줬다. 학원 선생님 쪽은 27%, '비슷하다'가 26%였다.

안부근 전문위원,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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